“미세먼지 피하자” 中 중산층서 ‘해외 한달살이’ 급증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11일 13시 51분


중국 중산층을 중심으로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 등을 피해 해외에서 잠시 체류하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국내의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국민들의 해외 이민 및 여행 등에 제동을 걸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들이 이민 보다는 자국의 대기오염 및 권위적인 정치 풍토 등을 피해 해외 단기 체류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가운데 한 방법이 바로 ‘해외 한달 살이’로, 자녀들의 방학기간 등을 활용해 한달 가량 해외에서 거주하는 중산층이 늘고 있다.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A씨는 “중국 중산층들이 해외 이민 및 해외에서 부동산 구매가 어려워짐에 따라 이 같은 추세가 일고 있으며, 이들은 자유와 더 나은 삶의 질 등을 갈망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또 중국인들이 갈 수 있는 해외 방문국이 증가한데다 항공권 가격 하락이 이들의 해외 여행을 가능케 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의 중산층들은 미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및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 한번에 최고 6개월 정도 머무를 수 있는 5~10년 만기의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한다.

2011년 상하이와 뉴질랜드 간 왕복 항공권은 14000위안(약 235만원)이었지만, 현재는 4000위안(약 67만원)이라고 A씨는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국민들의 해외여행 건수는 전년도보다 13.5% 증가한 1억 4000여명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이들의 해외 소비액은 약 1200억달러(약 136조 200억 원)로 집계됐다.

방콕에서 콘도를 구매해 거주하고 있는 한 중국인은 “방콕과 치앙마이 등에 잠시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곳에서의 삶은 중국과 매우 다르다”, “자유, 문화 그리고 깨끗한 공기와 음식 등이 중국과 매우 다르고 값은 훨씬 저렴하다”며 중국인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많은 중국인들은 태국에서 잠시 지낸 후 중국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와서 몇 달 간 지내곤 한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인들은 방학 기간 등을 이용해 뉴질랜드나 캐나다 및 유럽 국가를 방문하며, 3~4주 정도 빌라 등을 렌트해 머물면서 자녀들의 단기 연수를 받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베이징(北京)에서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한 싱글맘은 지난해 베이징의 공기오염 등을 피해 한달 동안 자녀와 함께 호주에서 체류했다. 그는 “해외에서 장기 거주할 여유는 없지만, 아들과 함께 호주에서 한두 달 체류할 여유는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아들과 함께 호주에서 한 달 살이를 하는데 3만위안(약 505만원) 정도가 들었다고 밝혔다. 올해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그리고 내년에는 영국에서 한 달 살이 등의 체류를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시에 거주하는 한 중산층 부부도 오는 7월 태국에서 두 딸과 함께 여름방학기간을 지낼 예정이다. 이 가족은 치앙마이에서 한달동안 거주하는데 5만위안(약 840만원) 정도의 경비를 예상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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