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깜빡’하고 혼자 비행기 탑승한 정신나간 母 탓 회항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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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13일 13시 43분


사진=사우디항공 위키백과
사진=사우디항공 위키백과
딸을 깜빡하고 공항 터미널에 버려둔 채 홀로 비행기에 오른 엄마 때문에 여객기가 회항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12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온라인 매체 월드 오브 버즈는 지난 주말 사우디아라비아 남서부 항구도시인 제다에서 쿠알라룸푸르로 가는 사우디아 항공기에서 일어난 한 여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제다에 사는 이 여성은 쿠알라룸푸르로 가기 위해 딸과 함께 사우디 킹 압둘 아지즈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짐은 많은데 딸이 계속 보채 정신이 없는 상황. 무사히 체크인을 마친 이 여성은 탑승 구역에서 한숨 돌렸다.

이윽고 비행기 출발 시간이 다가왔고 그는 부랴부랴 짐을 챙겨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내 비행기는 출발했다.

자리에 앉은 이 여성은 뭔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였다. 지금쯤 울고 보채야 할 딸이 너무나도 조용했기 때문. 그러나 딸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딸을 공항에 두고 온 것을 알아차린 여성은 즉시 이 사실을 승무원에게 알리며 “비행기 방향을 돌려 해당 공항으로 돌아가 달라”고 요청했다.

승무원은 기장에게 여성의 요청을 전했고, 기장은 항공관제사에게 “우리가 지금 다시 공항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며 “여성 승객이 공항에 아이를 두고 왔다”고 무전을 보냈다.

흔치 않은 일에 당황한 관제사는 회항 결정을 망설였다. 그러자 기장은 “승객이 아이를 데려오지 않는 한 비행을 계속할 수 없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강조하며 재차 회항할 수 있는지 물었다.

이에 관제사는 비행기를 돌리는 것을 허가했다.

여객기는 안전하게 공항에 돌아왔고, 이 여성은 딸을 만날 수 있었다. 소동으로 비행 시간이 약 1시간 지연됐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온정적으로 대처한 기장을 칭찬하면서도 아이의 엄마에게는 “아이 엄마라는 사람이 어떻게 아이를 잊을 수 있나” “한시라도 눈을 떼지 않고 봐야 하는 게 어린아이인데” “저 사람은 분명 스마트폰은 잃어버리지 않았을 거야” 등 의견을 남기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여성은 회항 비용을 지불해야 할지도 모른다. 회항 비용은 일반적으로 항공사가 부담하지만, 승객이 난동을 부리는 등 특정한 이유 때문에 부득이 회항할 경우 항공사는 원인을 제공한 사람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항공유와 이·착륙료 등까지 합하면 약 5000만 원에 달하는 돈이 든다고 한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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