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고 겸손한 케이팝(K-pop) 스타 이미지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합니다.”
주요 외신들이 연일 빅뱅 멤버 승리와 가수 정준영 등의 성 접대 및 불법 성관계 동영상 촬영 의혹에 대해 집중 보도 하는 가운데 제프 벤자민 미국 빌보드지 케이팝 전문 컬럼니스트는 14일(현지시간)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 파장을 이렇게 분석했다.
과거 케이팝이 팝 히트작을 모방하며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다 실패했다면 최근엔 케이팝만의 개성으로 미국 시장을 사로잡아 왔다는 것. 벤자민은 댄스, 랩, 비주얼, 노래가 모두 포함된 ‘복합컨텐츠’만의 매력과 뮤직비디오, 앨범, 첫 공연 등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스피드’ 등을 케이팝 만의 성공 요인으로 뽑았다. 이에 더해 “미국 스타들과 달리 케이팝 스타들은 인터뷰에서도 늘 ‘영광스럽다’는 식으로 공을 팬들에 돌리는 겸손 이미지를 지켜 왔다”면서 “컨텐츠 역시 폭력성이 훨씬 덜하고 친가족적(family friendly)이라는 평가”라고 그는 전했다.
하지만 성 상납, 몰카, 마약 등으로 점철된 가수 정준영 씨(30) 등 이번 역대급 아이돌 범죄 의혹으로 미국 팬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는 것. 벤자민은 “향후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신인이나 이미 활발히 활동 중인 케이팝 그룹들도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이나 의견을 묻는 질문을 지속적으로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섹스 스캔들로 뒤흔들린 K팝 세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관련 혐의 등을 상세히 소개했고 CNN은 ”이번 사태는 K팝 아이돌들이 실제 얼마나 깨끗한가’라는 질문을 야기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이번 스캔들은 몰래 촬영, 여성의 성도구화 등 사회·문화적 이슈이지, 케이팝이 본질은 아니지 않느냐“며 ”일부 외신들이 케이팝 스타들이 연류 돼 있다는 점을 지나치게 부각하면서 문제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의 CNN’으로 불리는 알자지라는 관련 스캔들을 보도하며 전혀 무관한 아이돌 그룹 사진을 온라인에 게재했다 뒤늦게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벤자민은 ”이번 스캔들의 주인공들은 꽤 오래전 데뷔한 베테랑들이고 미국 시장에 집중해 오지 않았다는 점도 잊지 않아야 한다“며 ”단 향후 사태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아직은 잠잠한 미국 시장도 요동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jki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