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부모 가난에 실망 이별 결심 女, 납치·피살 자작극 ‘황당’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3월 15일 18시 06분


사진=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사진=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연인이 가난하다는 것을 알게 된 여성이 헤어지기 위해 ‘황당한’ 자작극을 벌여 구금됐다.

13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시 황피구의 한 공업단지 기숙사에 사는 한 여성이 남자친구와 이별을 결심하고 자작극을 벌인 사연을 소개했다.

유모 씨(37·여성)는 지난 1월 새해를 맞아 남자친구 린모 씨(36)의 부모를 찾아뵙기로 했다. 두 사람은 공장에서 함께 일하며 사랑을 키워왔다.

린 씨의 고향은 우한에서 고속철로 약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이창이었다. 남자친구의 본가에 도착한 유 씨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린 씨의 집이 너무나도 허름했던 것.

유 씨는 남자친구가 넉넉한 형편이 아닌 것은 알았지만, 그렇게까지 가난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윽고 그는 린 씨와 이별을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린 씨가 평소 유 씨에게 다소 집착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 린 씨가 쉽게 헤어져 줄 것 같지 않다고 짐작한 유 씨는 황당한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는 자신이 납치·살해된 것으로 린 씨를 속여 인연을 끊을 심산이었다.

사진=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사진=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거주지로 돌아온 유 씨는 린 씨에게 전남편인척하며 “유 씨를 죽이겠다”는 식의 협박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

또한, 유 씨는 린 씨에게 전화해 “전 남편이 날 납치했으니 빨리 와서 구해 달라. 이미 고속도로를 탄 것 같다”고 울부짖으며 끊기도 했다.

린 씨는 유 씨가 걱정돼 계속해서 통화를 시도했지만, 유 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유 씨는 린 씨에게 “경찰에 신고하면 유 씨는 죽는다”는 메시지를 전송했다. 몇 분 후 다시 “유 씨는 내 손에 죽었다. 기숙사 근처 호수에 시신을 버렸다”는 내용을 보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린 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본가에 같이 다녀온 후 여자친구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유 씨가 텅룽시내 한 모텔에 투숙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이 해당 모텔에 도착했을 때 유 씨는 TV를 보며 누워있었다. 납치당했다고 하기엔 너무나도 태연한 모습이었다. 납치범의 행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유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진실을 털어놨다. 그는 “모든 것이 남자친구와 헤어지기 위한 행동”이라면서 “그의 집에 방문했을 때 무척 가난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헤어지고 싶었지만, 남자친구가 이를 거절할까 봐 다른 방법으로 헤어지기 위해 이런 일을 했다”고 진술했다.

이 같은 일을 벌인 유 씨는 사회 질서를 어지럽힌 혐의로 열흘 동안 구금됐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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