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에서 노동조합 결성과 안전한 근로 조건을 요구했다가 해고당했다는 직원의 주장이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소매·도매·백화점노동자조합은 아마존이 지난 2월 라샤드 롱을 해고할 때 연방법을 위반했다며 전날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이의를 제기했다.
NLRB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롱은 작년 10월부터 아마존 스탠튼 아일랜드 웨어하우스(창고)에서 철야 근무를 시작했다. 그는 직원 건강이나 안전 등 창고 내 근로 환경 개선에 대해 회사에 거침없이 말했고 12월엔 스탠튼 아일랜드 창고의 노조 결성을 요구했다.
롱은 과거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아마존)은 마치 당신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말한다. 그들이 신경쓰는 것은 오직 숫자뿐”이라며 휴식시간도 별로 없이 하루 12시간씩, 일주일에 5~6일을 일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다 지난달 초 ‘안전 지침 위반’으로 해고당했다. 아마존 창고는 사람이 근무하는 장소와 로봇이나 드론이 있는 두 개 구역으로 나뉘는데, 두 영역 사이에 물리적인 장벽은 없지만 아마존 직원들은 ‘로봇 존’에 들어가지 않기로 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롱은 작업을 하던 도중 인근 로봇존에서 떨어진 제품을 주워 다시 자리에 뒀고, 다음 날 회사로부터 그가 낮은 수준의 안전 지침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마존은 며칠 뒤 그를 해고했다.
문서는 “다른 직원도 로봇존에서 떨어진 제품을 주워 제자리로 돌려뒀지만 해고되지 않았다”며 “안전 지침 위반으로 인한 롱의 계약 종료는 그가 창고 근로 환경을 솔직히 말했던 것에 대한 구실”이라고 주장했다.
아마존은 롱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아마존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그는 창고 안전 지침을 어겼기 때문에 해고됐다”며 “롱이 일하던 장소는 분명한 안전 기준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해고 통보를 받았을 때 자신이 매우 심각한 안전 규칙을 위반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노조가 없는 회사로 유명하다. 아마존이 지난달 제2 뉴욕 본사 설립을 취소한 이유에는 지역 정치인들이 노조 결성을 요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미 아마존 직원들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수년째 노조 설립을 시도하는 반면 아마존은 이미 노조가 요구할 만한 높은 임금 및 안전하고 현대적인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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