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탈리아와 일대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은 서방의 분열을 노린 것이라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반대에도 23일 중국과 일대일로 MOU를 정식 체결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탈리아가 중국과 MOU를 맺음에 따라 서방의 결속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부총리 “우리는 중국과 경제적 관계만 강화할 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회원국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서방 결속 약화될 수밖에 없어 : 그러나 미국과 EU는 이탈리아의 이번 행동이 서방의 결속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유럽의 동맹국들에게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탈리아를 비롯한 독일 영국 등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탈리아가 일대일로 MOU까지 체결함에 따라 서방의 분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세계적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대일로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사실상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 이탈리아 중국 이용해 불경기 탈출 시도 : 이탈리아가 미국와 EU의 반대에도 친중으로 돌아선 것은 이탈리아 경제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중국 투자를 통해 경기 회복의 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특히 이탈리아는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의 FDI는 182억 유로였다. 이는 10여년 전인 2007년의 481억 유로의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탈리아는 중국과 관계를 크게 개선함으로써 중국의 FDI를 대거 유치해 불황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 MOU 규모 26조원 : 중국과 이탈리아는 23일 이탈리아가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MOU를 정식 체결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일대일로 참여를 공식화한 첫 번째 선진 7개국(G7) 국가가 됐다.
이날 로마 외곽에 있는 영빈관(빌라 마다마)에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켜보는 가운데 디 마이오 이탈리아 부총리와 허리펑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이 ‘이탈리아 중국 일대일로 참여 MOU’에 서명했다.
이들은 이날 서명식에서 29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양측이 체결한 합의가 최대 200억 유로(약 25조 6500억원) 규모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일대일로 구축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MOU를 체결한뒤 “양국은 일대일로의 거대한 잠재력을 확인하고, 일대일로와 범유럽통합 핵심 구상인 ‘유럽횡단 교통망(TEN-T)’의 연결 추진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국 정부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양국간 항공편을 늘리는 등 실무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디 마이오 부총리는 “오늘은 이탈리아에 매우 중요한 날”이라며 “이탈리아 상품과 이탈리아 회사, 이탈리아 전체가 승리한 날”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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