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인질 구하고 숨진 벨트람 중령 순직 1주기 맞아 전역서 추모 열기
이름 딴 학교-거리 전국에 150곳… “그는 모든 프랑스인의 자부심”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국무총리(가운데 키 큰 남자)가 23일 프랑스 남부 소도시 트레베 시청에서 열린 아르노 벨트람 중령과 인질 희생자들을 기념하는 기념비 제막 행사를 하고 있다. 프랑스 신문 르텔레그람 홈페이지 캡처
“트레베시(市)는 프랑스 공화국의 상징이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가 23일 프랑스 남부 트레베 시청에서 열린 아르노 벨트람 중령(당시 45세·사진)의 1주기 추모식 겸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해 한 말이다. 지난해 3월 23일 한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트레베의 대형마트에서 50여 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다. 트레베 군인경찰 부부대장이었던 벨트람 중령은 마지막 남은 여성 인질을 풀어주는 대가로 스스로 마트 안으로 들어갔고 결국 테러범에게 숨졌다.
프랑스 전역에서 그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추모 열풍이 뜨겁다. 지난 1년 동안 그의 이름이 붙은 학교, 광장, 거리만 약 150개가 생겼다. 이날 북부 릴에서는 시의회 앞 광장 이름을 ‘벨트람 광장’으로 정하고 현판 제막식을 가졌다. 마르틴 오브리 릴시장은 “국가는 벨트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곳은 그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를 다 같이 생각해 보는 장소”라고 기렸다. 이날 그가 다녔던 군인경찰 간부 학교가 있는 믈룅에서도 1주기 추모 행사가 열렸고 이곳에도 벨트람 거리가 생겼다.
벨트람 중령의 외가가 있고 그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서부 작은 마을 트레디옹에서도 동네 중심 광장에 그의 이름 ‘아르노’를 붙였다. 한때 벨트람 부부가 거주했던 남부 아르미상도 광장 이름을 ‘아르노 벨트람 광장’으로 바꿨다. 남부 라보르에도 그의 이름을 딴 초등학교가 생겼다. 베르나르 카라용 라보르 시장은 “젊은 세대들을 교육하는 데 벨트람의 이름만큼 적절한 건 없다”고 했다.
지난달 콘서트를 한 유명 가수 파트리크 브뤼엘도 벨트람 중령의 얼굴이 그려진 무대 장치를 사용했다. 또 다른 가수 프란시스 랄란은 헌정 노래도 바쳤다. 그를 기념하는 책도 속속 출간되고 있다. 고인의 부친이 쓴 ‘그건 제 아들이었습니다’는 발간 1주일 만에 1만7000권이 팔렸다. 역시 벨트람 관련 책을 펴낸 역사학자 크리스토프 카리숑은 “그는 특별한 일을 한 사람이고 모든 프랑스인이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추모 열풍은 전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헤이그 유럽형사경찰기구(유로폴) 본부는 작전 수행방에 벨트람 중령의 이름을 붙였다. 영국 런던 경찰도 사망한 경찰들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그를 기념하는 팔찌를 제작해 나눠 줬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