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군부 쿠데타 이후 5년 만에 열린 태국 총선에서 탁신 친나왓 전 총리(70)의 프아타이당이 하원에서 최다 의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프아타이당은 상하원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군부 정권이 다시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태국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하원 500석을 뽑는 이번 총선에서 탁신계 프아타이당이 137석을 얻어 1위, 군부 지지 정당 빨랑쁘라차랏당이 97석을 얻어 2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태국은 하원 500석과 상원 250석을 합쳐 통합 투표로 총리를 선출한다. 군부는 2016년 개헌을 통해 상원 250석을 모두 군부가 정한 인사로 채웠다. 이번 선거 결과를 반영하면 빨랑쁘라차랏당의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상하원 750석 중 약 345∼385석의 지지를 받아 다시 집권할 것으로 보인다. 빨랑쁘라차랏당은 다른 보수 정당과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아 의석 추가가 가능하다.
프아타이당은 전체 득표에서도 빨랑쁘라차랏당에 뒤져 내용상으로 패배라는 분석이 나왔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프아타이당이 약 742만 표를 받은 데 그친 반면 빨랑쁘라차랏당은 793만 표를 받았다. 태국은 하원 500석 중 350석을 지역구, 150석을 비례대표로 뽑기 때문에 전체 의석과 득표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3월 창당한 진보정당 퓨처포워드는 약 80석을 얻어 의석수 3위 정당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기성 정당인 민주당보다 50석 이상 앞섰다. 젊은 세대들은 군사 정권을 거부하면서도 탁신 전 총리 시절에 대한 향수나 부채의식이 없어 기성 정당이 아닌 신생 정당으로도 표가 흩어졌고 이전 선거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투표가 마무리된 태국은 어수선한 분위기다. 8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던 투표율이 65%대에 그쳤고 198만여 표(5.6%)가 무효로 집계되면서 부정선거 의혹마저 나오고 있다. 타나톤 쯩룽르앙낏 퓨처포워드당 대표는 “유권자들이 이번 총선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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