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트럼프 대면 안했을까”…뮬러 특검 9가지 의문점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26일 17시 12분


CNN, 특검 수사결과에 9가지 의문점 제기
뮬러 특검 보고서 공개 여부와 범위 ‘주목’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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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도널드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의 러시아 유착 의혹,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결탁 증거가 없다”는 결론으로 마무리됐다.

이로 인해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집중 보도하던 미국 주요 매체들은 타격을 입은 모습이다. 그러나 남은 의문점이 없는 건 아니다. CNN은 이번 수사 결과에서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은 의문점이 있다며 이를 9가지로 정리했다.

◇왜 뮬러는 트럼프 대통령과 면대면 대화를 안 했나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꺼이 뮬러 특검과 만나 증언하겠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들은 뮬러 특검과 직접 대면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를 막아세웠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뮬러 특검의 질문에 대한 서면 답변만을 제출했다.

CNN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의 소환 여부를 놓고 법무부 관리들과 함께 오랜 기간 고심했지만, 결국은 대면 인터뷰 없이 수사를 이어가자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문제는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의 서면 답변에 완전히 만족했는지, 후속적인 대면 답변을 필요로 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면 답변’ 공개될까

CNN은 뮬러 특검의 질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서면 답변이 공개될지 여부에도 주목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측 변호인인 제이 세쿨로는 CNN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서면 답변을 공개하자는 움직임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98년 케네스 스타 특검은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동산 투자 의혹과 인턴 성추문 사건 관련 증언을 대배심에게 일부 공개했었다.

◇뮬러 특검 보고서 전문 공개될까

뮬러 특검 수사와 관련, 아직까지 공개된 건 4쪽짜리 보고서 요약문밖에 없다. 보고서 전문을 공개할지, 아니면 일부를 공개할지 여부는 바 장관에게 달려있다.

앞서 바 장관은 인준 청문회에서 “나는 이 사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그런 이유로 준거법과 규정, 부처 정책에 따르면서 특검 보고서를 최대한 공개하는 게 목표”라고 발언했었다.

하지만 바 장관은 이어 “뮬러 특검 보고서에는 법적으로 공개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면서 “다른 사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식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CNN은 그의 발언을 감안했을 때 뮬러 특검의 보고서 전문이 공개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봤다. 문제는 바 장관이 내용을 ‘얼마나’ 공개하는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전문을 공개해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뮬러 특검은 왜 법무장관에게 결정을 미뤘을까

뮬러 특검의 보고서는 모호한 결론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결론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제 공은 바 장관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바 장관은 지난 2018년 사적으로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혐의와 관련된 심문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이와 관련해 바 장관은 인준 청문회에서 “모든 사실관계에 접근할 수 없는 (공인이 아닌) 사적인 시민으로서 협소하지만 합법적인 주장을 했던 것”이라며 자신을 변론하기도 했다.

CNN은 뮬러 특검이 바 장관의 성향을 파악하고 나서 결정을 넘겼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미국 대통령을 상대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계를 초월하지 않으려 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왜 법무장관은 뮬러 특검의 “무죄라는 건 아니다” 발언 인용했나

민주당 소속 의원 대부분은 바 장관을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자’쯤으로 여기고 있다. 이 점을 바 장관도 잘 알고 있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바 장관은 또한 자신이 뮬러 특검 보고서에서 공개할 것과 숨길 것을 판단하는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바 장관은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무죄라는 판단을 내린 게 아니라고 공언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방어하고 있다는 오명을 벗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분석했다.

◇뮬러 특검은 러시아와의 결탁 여부를 밝혔는가

트럼프 행정부는 뮬러 특검의 보고서가 ‘러시아 스캔들’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주장한다.

CNN은 이 주장이 사실일 확률이 높겠지만, 바 장관의 발언이 모호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바 장관은 보고서를 인용해 “수사에 따르면 트럼프 선대본부 인사들이 러시아 정부와 공모해 선거개입을 모의했다는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양측이 선거개입을 모의했다는 증거를 찾는 것과, 양측이 선거개입을 위해 서로 결탁했다는 것을 규명해낼 수 있는 (특검의) 능력에는 차이가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뮬러 특검이 이 사이의 틈에 빠졌을 수도 있었다고 CNN은 봤다.

◇ 만일 결탁이 없었다면, 러시아와 트럼프 선대본부 사이에 왜 그렇게 많은 연락이 오갔으며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했는가

CNN은 적어도 트럼프 선대본부에 소속됐던 16명이 러시아와 접촉했다고 보도했었다.

여기엔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폴 매너포트 트럼프 선대본부장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의회나 연방수사국(FBI)에 거짓 증언을 했고 기소를 당하기도 했다.

만일 러시아와의 결탁이 없었다면 이들은 왜 거짓말을 해야 했는지가 의문이라고 CNN은 강조했다.

◇뮬러에게 직접 보고서에 대해 들을 기회는 있을까

뮬러 특검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목소리가 민주당에서 나오고 있다. 애덤 시프(민주·캘리포니아) 하원 정보위원장과 제럴드 내들러(민주·뉴욕) 하원 법사위원장은 뮬러 특검을 소환해 증언을 듣자고 제안했다.

내들러 위원장은 바 장관 또한 이 사안에 대해 증언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바 장관을 가까운 미래에 하원 법사위에서 증언할 것을 부탁하겠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하지만 뮬러 특검이 직접 나설 수 있을지 여부는 법무부 손에 달려있다. 뮬러 특검의 수사를 위해 특별히 마련된 법안에 따르면, 수사 관련 사안의 공개 여부는 전적으로 바 장관과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에게 달려있다. 때문에 직접 증언에 나서더라도 뮬러 특검은 얘기할 수 있는 범위가 극히 제한된다.

◇‘스틸 문건’에 대해 뮬러 특검은 얼마나 확인했나

영국 정보기관 MI6 요원 출신인 크리스토퍼 스틸은 미국 정부와 러시아가 결탁했다는 의혹이 담긴 문건 ‘트럼프 X파일’을 작성했었다.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은 이 문건의 일부 요소가 사실이라고 증언했고, 법무부 또한 이를 확인했었다. 하지만 이 요소가 어떤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뮬러 특검이 이 문건을 얼마나 검토했는지 여부도 의문점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뮬러 특검, 플린·게이츠·코언과 협력해 무엇을 얻었나

뮬러 특검은 그동안 플린 전 보좌관과 릭 게이츠 전 선대부본부장, 코언 변호사와 사법거래(플리바기닝)를 했다. 이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더 큰 물고기, 즉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등을 잡기 위해서였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일련의 사법거래를 통해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고문이었던 로저 스톤을 기소할 수 있었다.

뮬러 특검팀은 당시 기소 요청서에서 스톤이 2016년 여름 위키리크스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정보를 트럼프 캠프 고위관계자에게 말했다고 서술했다.

하지만 CNN은 뮬러 특검이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낼 것이었으면 왜 로저 스톤의 체포를 중요하게 여겼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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