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진이 사상 최초로 HIV(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 감염자 간의 장기 이식에 성공했다.
28일(현지시간) CNN, BBC 등은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소재 존스홉킨스대의 의료진이 HIV 감염자 간의 신장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수술을 집도한 도리 세게브 박사는 이날 발표한 자료에서 “HIV 감염자가 신장을 기증하기는 전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수술은 지난 25일 이뤄졌다. 신장을 기증한 니나 마르티네스(35)는 기자들에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또 의학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HIV 감염자간 장기이식에 관한 에피소드를 본 후 신장 기증을 결심했다며 “의료 사상 첫 기록을 세우게 돼 흥분된다”고 밝혔다.
보건 컨설턴트로 일하는 마르티네스는 1983년 생후 6주때 수혈을 통해 HIV에 감염됐다. 당시는 혈액은행들이 의무적으로 HIV 바이러스 검사를 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는 이식수술 이틀 후인 27일 취재진을 만나 “나는 HIV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사람들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고 싶다. 나는 35년간 HIV와 함께 살아왔다”며, 이번 수술 성공이 HIV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고 환자들에게 희망을 제시해줄 것을 희망했다.
마르티네스의 신장을 이식받은 환자 역시 HIV 감염자이다.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상태가 좋다고 밝혔다.
이번 수술은 HIV 치료에 있어 중대한 또한번의 발전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동안에는 에이즈의 원인이 되는 HIV 바이러스를 보유한 사람의 장기를 타인에게 이식하는 것이 매우 위험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치료약이 개발돼 에이즈가 어느정도는 관리 가능한 질병이 되면서, 장기 기증이 가능해지게 됐다고 BBC는 지적했다. 그래도 에이즈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질병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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