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엘파이스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조사 당국이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북한 관련 사건들에도 홍 창이 관여했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현지 경찰은 대사관 근처에서 가명으로 발급된 홍 창의 이탈리아 운전면허증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 용의자들이 한 북한대사관 직원 부인의 신고로 달아난 점을 감안해 자신들의 수사에 ‘놀란(Nollan) 작전’이란 한국어 이름을 붙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당국은 침입자들이 김혁철 대표가 대사관에 남기고 떠난 정보들을 노리고 마드리드 대사관을 습격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불과 5일 여 앞둔 시점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민감 정보를 빼내기 위해 마드리드 대사관을 침입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2017년 9월 북한 핵실험 직후 스페인으로부터 외교적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된 김 대표는 귀국 후 현재 북측 비핵화 협상 실무진을 이끌고 있다. 신문은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침입자들이 김 대표와 관련한 낯 뜨거운 정보를 찾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당국은 현재까지 홍 창을 비롯한 용의자 7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확인한 결과 용의자들은 마치 자신들의 활동을 누군가에게 보고하거나 증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소형 카메라 등 장비를 이용해 습격 장면을 촬영했다. 침입을 지시하거나 자금을 지원한 이들에게 제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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