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식민지배에 저항하는 젊은이들의 육성"
금고형 받은 조선 유학생 9명의 진술 조서
조서에서 "우리는 결코 일본인 아니다" 토로
100년 전인 1919년 일본 도쿄에서 2.8독립선언을 발표해 출판법을 위반한 혐의로 금고형을 받은 조선 유학생들의 진술서가 일본의 한 전문도서관에서 발견됐다.
도쿄신문은 29일 도쿄 변호사회와 제2도쿄변호사회 합동도서관이 1900~1950년대 형사재판기록 79권 중 조선유학생 진술서가 담겨있는 한 권을 소장하고 있던 것이 이번에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동안 ‘출판법 위반사건’이란 제목의 해당 문건의 존재는 알려져 있었지만,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공개된 적이 없다. 해당 자료는 2011년 와세다대 도서관의 도움을 받아 마이크로필름화됐다고 한다.
도쿄신문은 2.8독립선언이 3.1운동에 영향을 줬다면서, 연구진은 유학생들의 진술서를 “식민지 지배에 저항하는 젊은이들의 육성을 전하는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출판법 위반사건’이란 제목의 해당 자료는 약 550페이지 분량이다. 조선인 학생 아홉 명의 진술 조서와 기소 내용 등 도쿄 지방 법원의 공판 기록이며, 변호인이 저장하고 있던 사본인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신문은, 해당 조서에 따르면 2.8독립선언서를 기초한 사람은 와세다대 유학생이었던 작가 이광수이며 최팔용, 김도연, 김철수, 백관수 등의 인물도 원안에 참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나와있다고 전했다.
최팔용은 조서에서 1910년 한일병합에 대해 “조선인 모두의 자유의사가 아니라 일본의 압박을 받아 어쩔 수없이 이뤄진 병합으로밖에 인정할 수 없다” “우리는 결코 일본인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조서에 따르면, 이광수 등 5명은 경찰의 눈을 피해 도쿄 야스쿠니신사 내 오무라 마스지로 동상 앞에서 독립선언서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재일본 한국 YMCA 2·8 독립선언기념자료실 관계자는 “(2.8 독립선언)전후의 유학생 회고록에는 많은 기억의 차이가 있다. (해당 자료가) 혼란을 바로 잡아줄 것으로 보인다. 독립 운동의 역사를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높아지는 한국 측에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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