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10, 20대 사회문제였지만… 40~64세 외톨이 61만명 달해
80대 부모가 부양… 궁핍한 생활
일본 아이치(愛知)현에 거주하는 남성 A 씨(83). 그에겐 장기간 히키코모리(引き籠もり·은둔형 외톨이) 상태로 동거하는 아들(53)이 있다. 아들은 항상 커튼을 치고 자기 방 안에만 머물고 있다. 모친에게 음식을 받아 자기 방에서 혼자 식사한다. 히키코모리는 학교나 직장에 다니지 않고 6개월 이상 집에 머무는 이들을 지칭한다.
아들에게 문제가 생긴 것은 약 35년 전. 고교생 때 대인기피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A 씨는 아들 손을 잡고 대학병원을 다녔다. 하루 1만 엔(약 10만3000원)짜리 정신과 치료시설에 입원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차도가 없었다.
A 씨의 가장 큰 불안은 자신의 사후(死後) 아들 문제다. 자신이 죽은 뒤 아들은 35년 정도 더 살 텐데, 아들이 ‘굶어 죽지 않아야’ 한다는 고민이 커졌다. 그래서 보너스를 받으면 절반을 저축하면서 필사적으로 돈을 모았다. 그래도 부족하다. A 씨는 국가나 지자체가 히키코모리를 보살펴주길 원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30일 A 씨의 사연을 보도하며 ‘10, 20대의 사회 문제로 인식됐던 히키코모리가 중장년층으로 고령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루 전 일본 내각부 발표에 따르면 40∼64세 중장년 히키코모리 인구는 전국적으로 61만3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계됐다. 젊은층까지 포함하면 100만 명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장년 히키코모리 조사는 이번이 처음으로 정부는 지난해 12월 40∼64세 거주자가 있는 전국 5000가구를 방문 조사했다.
A 씨의 가족이 맞이한 고통처럼 중장년 히키코모리는 새로운 사회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부모가 80대이고 자식이 50대이면서 생활이 궁핍한 소위 ‘8050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부모가 가계를 책임진다’는 응답이 34.1%였다.
히키코모리 기간은 20년 이상이 19.1%로 1∼5년(42.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10, 20대에 히키코모리가 되면 사회에 복귀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76.6%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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