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이 1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대안을 찾기 위한 의향투표를 한다. 의향투표란 문자 그대로 의회의 뜻을 묻는 것으로, 이를 통해 어떤 방안이 하원에서 다수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한다.
하원은 지난달 27일에도 8가지 선택을 두고 의향투표를 진행했었다. 비록 단 한 건도 가결되지 못했지만 ΔEU 관세동맹 잔류(아래 결의안 C) Δ어떤 브렉시트 합의안도 제2 국민투표를 거치는 것(결의안 E) 2가지 방안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번 표결에서도 하원은 안건 8건을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지난번 표결에 나왔던 것을 포함해 새롭게 등장한 결의안도 있다고 BBC는 설명했다. ◇ 결의안A: 정부 합의안 수정해서 5월22일 EU 탈퇴
먼저 보수당 의원이 제안한 결의안A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 수정안으로 오는 5월22일 EU를 탈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경우, 영국은 EU의 허가 없이 원하는 시기에 아일랜드 백스톱 조항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백스톱이란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의 하드보더(국경 통과 시 통행·통관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별도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규정한 조항이다.
결의안A는 새로운 제안이지만 앞서 EU는 ‘백스톱 조항에 대해 재협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 결의안B: 합의 못하면 4월12일 ‘노딜 브렉시트’
결의안B는 합의안이 없을 경우, 영국이 오는 12일 노딜 브렉시트(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것)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원의원 약 400명이 지난 의향투표에서 이와 비슷한 결의안에 반대표를 행사했었다.
◇ 결의안C: EU와 영구적·포괄적인 관세동맹 협정
결의안C는 브렉시트 협정 일환으로 EU와 ‘영구적이고 포괄적인 EU 관세동맹’을 맺는 것이다. 이는 영국과 EU가 더 긴밀한 무역 관계를 맺게 하며 아일랜드 국경 하드보더 문제도 일부 완화할 수 있다. EU 관세동맹 관련 결의안은 지난번 1차 투표에서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
◇ 공동시장2.0·가결된 합의안에 대한 국민투표 등
이 밖에도 Δ유럽자유무역연합(EFTA)나 유럽경제지역(EEA)에 가입해 영국이 EU 단일 시장의 일부로 남고 이주의 자유를 계속 유지하는 ‘공동시장 2.0’(커먼 마켓) 결의안D Δ하원을 통과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비준되기 전 국민투표를 거치게 하는 결의안E Δ영국이 노딜로 EU를 탈퇴하는 경우, 이를 막기 위한 국민투표를 하는 결의안F Δ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하원에 여러 권한을 부여하는 결의안G ΔEFTA와 EEA에 가입하는 결의안H 등이 있다.
하원은 이날 오후 8시부터 이들 결의안에 대한 표결에 들어간다. 현지 언론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결의안은 다음 날인 2일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과 결선 투표(run-off)를 벌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합의안이 하원에서 세 차례 부결된 메이 총리는 다음 행보를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기만 하면 사임하겠다”고 배수의 진을 친 그가 네 번째 합의안 승인투표에 도전할 가능성도 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부 혼란 속에서 메이 총리가 여전히 이번 주 내에 자신의 합의안을 4차 표결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 의향투표 전 하원에서 “의향투표 결론에 대해 정부 이행을 약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정부는 의향투표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데이비드 고크 법무부 장관은 “만일 하원이 EU와 관계를 강조하는 브렉시트(Softer Brexit)로 투표한다면, 메이 총리가 하원을 계속 무시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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