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로맷 “北, 하노이 회담 이후 러 관련 보도↑”
“작년 싱가포르 회담 직후엔 북중정상회담 열려”
북한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새로운 길’로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은 1일(현지시간) 안킷 판다 선임에디터의 기명칼럼을 통해 “북한관영매체들이 올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뒤 러시아 관련 소식을 자주 전하고 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 간의 지정학적 분열을 기회로 이용하려 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월 한 달 동안 김영재 대외경제상과 임천일 외무성 부상 등의 러시아 방문과 러시아 상원의원단의 방북, 그리고 ‘북·러 경제문화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평양 및 모스크바 주재 양측 대사관에서 열린 연회 행사 등을 연이어 보도했다.
또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근 기사에서 “러시아는 우리나라(북한)와 국경을 접한 이웃이며 조러(북러)관계는 오랜 역사를 가진 친선관계”라며 “두 나라는 외부의 간섭과 압력을 반대하고 나라의 자주권을 수호하려는 공통된 목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 부장도 최근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과 러시아는 작년부터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북중정상회담이 올 1월까지 모두 4차례 열린 것과 달리, 북러정상회담은 아직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디플로맷은 “김 위원장이 다른 외국 정상보다 시 주석을 많이 만났지만, 실제 북중관계는 겉보기와 다를 수 있다”고 전했다.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정상회담 뒤엔 김 위원장이 곧바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지만, 이번 하노이 회담 뒤엔 한 달이 지나도록 북중정상회담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디플로맷은 “북한의 관심사가 러시아로 바뀌더라도 놀랄 일이 아니다”면서 “김 위원장이 미국 대신 러시아와의 관계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건 어느 때보다 더 분명해졌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올 신년사에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일방적으로 제재·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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