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싱가포르에서 가짜뉴스를 유포하면 이런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트타임스 등에 따르면 1일(현지 시간) 정부가 의회에 반(反)가짜뉴스 법안을 제출했다. 가짜뉴스가 공공의 이익을 침해할 때 유포 당사자뿐 아니라 이를 게재한 포털 사이트 등도 제재한다. 가짜뉴스와 댓글을 삭제하는 것은 물론 이에 관한 광고 집행도 금지할 수 있어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가짜뉴스 제재법’이란 분석이 나온다.
싱가포르 외에 인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도 가짜뉴스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경제 발전으로 휴대전화 보급률이 높아진 데다 소셜미디어로 뉴스를 접하는 국민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진단했다. 특히 인종, 종교 갈등이 심한 나라일수록 가짜뉴스를 이용하는 세력이 많아 악순환을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불교도와 이슬람교도의 갈등이 심각한 스리랑카에서는 지난해 “무슬림이 불교도를 독살하려 한다”는 가짜뉴스가 퍼졌다. 분노한 일부 불교도는 이슬람사원에 불을 질렀다. 같은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미얀마의 상황도 비슷하다. 미얀마 주류인 불교도들은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을 탄압하는 도구로 가짜뉴스에 나온 허황된 말들을 인용하고 있다.
아시아 각국의 가짜뉴스 전쟁은 선거와도 관련이 깊다. 올해 인도네시아(4월 대선), 인도(4∼5월 총선) 등이 선거를 치른다. 특히 11일부터 6주간 유권자 9억 명이 참여해 총선을 치르는 인도에서는 최근 불거진 파키스탄과의 군사 긴장을 둘러싼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있다. 총선의 최대 변수란 말까지 나올 정도. 인도 정부는 가짜뉴스로 소요 사태가 발생한 지역의 인터넷 접속을 일시 차단했지만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한다.
가짜뉴스의 주요 유통창구로 지목된 페이스북 역시 1년 전부터 ‘인도 총선 특별팀’을 꾸려 이를 유통하는 계정들을 추적해 왔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전 세계 안보분야 담당 인력을 기존의 3배인 약 3만 명으로 늘려 대응에 나섰다. 1일엔 주요 정당 및 파키스탄군에 관한 계정 및 홈페이지 800여 개도 폐쇄했다.
가짜뉴스 규제에 대한 논란도 있다. ‘각종 폭력 사태를 야기하므로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반정부 여론을 손쉽게 탄압하는 도구’란 지적이 날카롭게 맞선다. 인도에서는 ‘힌두 우선주의’를 내세운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 측이 가짜뉴스를 집권 연장에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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