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 압박을 가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을 늘리겠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측의 제안에 “대단한 진전”이라고 화답했다. 나토 측은 1일 “내년 말까지 회원국 방위비를 1000억 달러(약 113조4300억 원) 늘리겠다”고 했다.
2일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을 갖고 “내가 처음 집권했을 때 (방위비 분담 정도가) 좋지 않았지만 이제 회원국들이 따라잡고 있다”며 분담금 증액을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액은 각국 국내총생산(GDP)의 2%. 나토는 2014년 방위비를 각국 GDP 대비 2%까지 끌어올리기로 했지만 현재 이를 지킨 나라는 29개 회원국 중 미국을 포함한 5개국에 불과하다.
스톨텐베르크 총장은 나토 창설 70주년을 기념하는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했다. 냉전 시기 서방 군사동맹의 핵심이었던 나토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위상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냉전 후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이었던 나토와 유럽연합(EU) 국가들은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무역갈등 및 방위비 분담 문제로 내내 대립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7월 “무역 측면에서 EU는 미국의 적”이라고도 했다. 최근 러시아와 맺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도 재개한 미국의 행보를 두고 “다자외교를 지나치게 경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5, 6일 프랑스 브르타뉴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 불참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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