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군 장성들에게 ‘계획되지 않은 군사활동은 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CNN이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북한이 군사 신뢰구축조치를 이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제재 완화’ 약속을 이끌어내려 했다는 것이다.
CNN은 고위 한미 정부관계자들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 몇 주 전부터 군부에 이같은 지시를 했다며 “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에서 얼마나 합의를 원했는지 보여주는 분명한 징후”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군부대의 의도치 않은 움직임이 회담 전 긴장감을 높일까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군대가 현장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아무런 징후가 포착되지 않도록 수동적인 태세로 제자리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그의 엄격한 통제 아래 있는 미사일 및 핵발사장은 지시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회담이 결렬되자 군부대는 평상시 배치 상태로 되돌아갔다.
이와 같은 지시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향한 조치 없이도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는 미국 측의 평가를 증명한다고 CNN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과소평가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여전히 제재 완화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 핵실험과 같은 도발 행위를 하진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북한에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는 등 미사일 실험을 재개하려는 징후가 포착됐지만 주요 핵실험 관련 장소를 면밀히 관찰한 결과 곧 핵실험 혹은 미사일 발사가 있을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은 북한이 위성 정찰망을 피해 실험실에서 무기 시험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 중이다.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기 전까진 북한이 실험 재개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미 정부는 보고 있다.
또한 CNN은 “북한의 우선 순위 중 하나가 한국 정부와 더 많은 경제적 관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라며 “이는 본질적으로 미국의 비핵화 포지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떼어놓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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