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전 외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북한에서 핵무기는 외부의 정권 교체 시도를 막기 위한 생명보험”이라며 “이들이 이 생명보험을 빠른 시일 내 내려놓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이날 최근 북한을 방문한 가브리엘 전 장관은 독일 일간 타게스슈피겔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또 한국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북한과의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우려스러운 점은 시간과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한국은 국제적인 제재 내에서 북한 정권과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여유을 필요로 한다는 인상을 나는 받았다”고 평가했다.
가브리엘 전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옳고, 용기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대북 문제에 대해서는 그가 옳았다”고 평가했다.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에 대해서는 다만 “양측이 너무 높은 기대를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북제재가 북한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답했다.
그는 “확대된 대북 제재가 북한의 경제난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그러나 제재가 없더라도 그들의 경제사회제도로 인해 이들의 빈곤률은 여전히 높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제재는 사회적 약자를 공격한다. 아이들, 노인, 그리고 자급자족하는 이들 말이다”며 “이 상황에서는 가뭄, 홍수 등이 북한 주민의 생명을 빼앗아 갈 수 있다”고 했다.
북한에 대한 첫 인상을 묻자 가브리엘 전 장관은 “현대적인 공항과 수도인 평양의 현대적인 스카인라인이 보였다”며 “다만 다른 나라에 비해 정적인 침묵이 흘러 묘한 대비를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극적인 것은 수도 평양과 농촌 지역의 환경 차이였다”며 “도시의 경계선에서 몇 백 미터만 넘어가도 아주 가난한 모습들이 발견된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단순한 도구와 손으로 땅을 일구고 있다. 트랙터 내신 쟁기를 끄는 소들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이들은 늘 기아의 위험에 시달리고 있어 모든 땅을 경작 중이다”며 “도시의 번영과 농촌의 빈곤은 엄청난 괴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가브리엘 전 장관은 이번 방북 일정에서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을 만나는 등 북한 고위급 관계자들과도 접촉했다.
그는 전 유럽연합 의원이자 외교통으로 알려진 “볼프강 노박으로부터 북한에 방문할 의사가 있는지 문의를 받아” 이번 방북 일정을 결정했으며 “공식 초청장은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이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일정은 ‘사적인 여행’이다. 그 이상의 해석은 주제가 넘다”고 말했다. 그는 “공적인 임무를 갖고 북한으로 날아간 것도 아니고, 당국이 여행을 조직하거나 비용을 지불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북 전 정범구) 주독일 한국대사와 흥미로운 대화를 나눴다. 그는 나의 북한 방문을 도와줬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이 평화 회담을 지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노리고 있다. 다시 북한과 대립을 하게 되는 상황에 대한 한국의 우려는 상당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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