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중국 거주 남녀 50만명 대상 연구결과
하루 4잔 이상 마실 경우 위험도 35% 증가
소량의 알코올을 섭취해도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적당량의 음주가 오히려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통념과는 다른 결과다.
가디언과 BBC, 메디컬익스프레스는 5일(현지시간) 옥스퍼드 보건대와 베이징대, 중국의과학원 소속 연구원들의 중국 거주 남녀 50만명 대상 공동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표본을 중국에서 추출한 이유는 동양인이 보유한 알코올 과민 유전특질을 연구결과에 반영하기 위함이다. 알코올 과민성 유전특질은 남성 참가자들 사이에서 거의 50배에 달하는 알코올 섭취량 차이를 유발했다. 연구 참가자 중 약 16만명은 알코올에 과민한 유전특질을 보유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유전특질 및 생활습관 등 배경을 토대로 2017년 초까지 약 10년간 연구 참가자들의 심장마비와 뇌졸중 등 질환 발생 여부를 추적했다. 그 결과 알코올 과민성 유전특질로 인해 술을 잘 마시지 않는 남성들은 고혈압과 뇌졸중 발병 위험이 현저히 낮았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알코올 과민성 유전특질 자체가 뇌졸중 위험을 낮출 가능성도 고려했다. 연구진들은 여성 참가자들을 대조군으로 비교했다. 여성 참가자들은 유전특질과 관계없이 문화적 이유 등으로 표본의 약 2%가량만 술을 마시는 것으로 파악돼 33%가 술을 마시는 것으로 파악된 남성 참가자들과 대조가 가능했다.
연구진은 비교 결과 유전특질 자체가 아닌 알코올 섭취량이 뇌졸중 발병위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는 하루 약 1~2잔의 알코올을 매일 섭취할 경우 뇌졸중 발병위험이 10~15% 높아졌으며, 하루 4잔 이상을 섭취할 경우 위험도는 35% 이상 높아졌다.
이 연구 공동저자인 옥스퍼드대 천정밍 교수는 “적정량의 알코올 섭취로 인한 뇌졸중 예방 효과는 없다”고 했다. 역시 공동저자인 리리밍 교수는 “뇌졸중은 죽음과 장애 발생의 주요 원인”이라며 “대규모 협력 연구를 통해 알코올이 뇌졸중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리처드 페토 옥스퍼드대 교수는 “와인과 맥주가 ‘마법 같은 예방 효과’를 갖고 있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는 게 증명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권위있는 의학전문지 ‘더 랜싯’에 실렸다.
한편 이 연구는 알코올 섭취와 심장마비 간 인과관계도 연구하고자 했지만, 이에 대해서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도출되지 않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