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中 재정지원으로 베네수엘라 사태 길어져”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3일 12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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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석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해 “중국의 재정 지원이 위기를 연장시키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중남미 4개국을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칠레 산티아고에서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을 만나 미중 무역전쟁과 베네수엘라 위기에 대해 논의한 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그는 “중국은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에 조건 없이 600억 달러(약 68조 2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며 “중국의 재정지원이 베네수엘라의 위기를 촉발하고 연장하는 데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두로 대통령은 이 돈으로 친구들에게 빌린 돈을 갚거나 민주화 운동가들을 탄압하고, 비효율적인 사회 프로그램을 지원하는데 사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다른 나라들은 (미국에) 베네수엘라 문제에 개입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것은 위선적”이라며 “그들의 재정적 개입이 베네수엘라를 파괴하는데 일조했다”라고 비난했다.

폼페이오는 또 중국의 무역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이지만 중국의 무역활동은 종종 국가보안 임무, 기술목표, 지적재산 도용, 기술이전 강요 등 경제적이지 않은 활동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도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지도자들과의 연계돼 있다며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가 군대를 투입해 베네수엘라에 훈련소를 개설하는 것은 명백한 도발행위”라며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이미 위태로운 상황을 러시아가 고조시키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베네수엘라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선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초유의 사태와 석달 넘게 계속되는 등 정국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등 유럽연합(EU) 등 서방 세력은 과이도를 지지하고 있지만, 러시아를 비롯한 벨라루스, 볼리비아, 이란, 쿠바, 시리아, 터키 등은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베네수엘라 사태는 국제사회의 좌우 진영 간 대립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 같은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위기의 근본에는 경제 문제가 깔려있다. 베네수엘라는 원유 부국이지만 마두로 대통령 집권 이후 시작된 유가 하락으로 극심한 경제위기에 처했지만 마두로 정부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경제가 파탄 위기에 놓였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초인플레이션, 식량과 의약품의 부족 등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인구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하는 3백만 명 이상의 국민들이 고국을 떠났다.

【산티아고=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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