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빨리 움직일 필요는 없다…지금 완벽”
폼페이오 “北, 비핵화 약속…빨리 이뤄지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올해 말까지 대화 시한을 설정하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오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요구를 15일(현지시간) 일축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네소타주 번스빌에서 한 연설에서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그가 요구한 ‘연내 과감한 결정’에서는 물러서는 입장을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대화도 좋다. 대화도 좋다”며 하지만 “이건 빨리 움직일 필요는 없다. 지금이 딱 완벽한 움직임이다. 그리고 우리는 좋은 관계다. 제재(와 관련해서)는… 건설적인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2일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우리로서도 한번은 더 해 볼 용의가 있다”는 발언에 거리를 두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당시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리겠다”며 “앞으로 조미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같이 부응하고 서로에게 접수 가능한 공정한 내용이 지면에 씌여져야 나는 주저없이 그 합의문에 수표할 것이다. 그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어떤 자세에서 어떤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는 가에 달려있다”고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시정연설 다음 날인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우리의 개인적 관계가 매우 좋다는 북한 김정은(위원장)의 말에 동의한다. 어쩌면 훌륭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라며 “우린 서로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3차 (북미정상)회담 또한 좋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핵무기와 (대북) 제재가 사라지고,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나라 가운데 하나가 되는 걸 볼 수 있길 바란다”고만 언급해 북한이 요구한 태도 변화는 밝히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도 15일 트럼프 대통령과 결을 같이 했다. 그는 미국이 올바른 태도로 나올 때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생각이 있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관해 묻는 취재진에게 “그의 성명을 봤고, 고맙다”며 “많은 대화가 일어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기로 결심한 것이 맞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비핵화를 약속했고 나한테도 개인적으로 같은 약속을 몇 번 했다. 우리는 명시적으로 그 결과가 진전되는 것을 볼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태도 변화 요구에 대한 답변은 피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 팀들은 북한과 협력해 우리가 그 지점(비핵화)에 도달할 수 있도록 방향을 짜고 있다”며 “그(김 위원장)는 연말까지 그것을 끝내고 싶다고 말했는데, 나는 그것이 더 빨리 이뤄지는 것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작년 싱가포르에 이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까지 두 차례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이에 따른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에 대한 합의는 이루지 못했다.
하노이 회담은 미국이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제재를 일부 해제해 달라’는 북한의 제안을 거절하고 포괄적 핵 신고를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를 바라는 ‘빅 딜’을 요구하고 북한이 이를 거부하면서 합의문에 서명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로이터는 “미 관리들은 북미 양측이 비핵화 정의에 합의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1년간의 대화에서도 북한은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무기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내비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북한의 한 고위 관리는 미국이 제재 완화와 같은 양보를 하지 않으면 핵·미사일 실험 동결을 재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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