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기업 실패 통해 얻는 교훈은? 정직·투명·실력 갖춰야” FT사설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7일 14시 40분


"재벌, 안정적 운영으로 칭송받거나 골칫덩어리로 공격받아"
"높은 수익 창출해야…재벌가 이해다툼 막을 수 있어"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대한항공 땅콩 회항에서부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망까지 한진그룹을 둘러싼 논란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재벌 기업들이 대중들로부터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선 투명하고 정직한 기업 운영의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FT는 16일(현지시간) ‘한국 재벌의 몰락에서 배우는 교훈’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시장은 슬픔에 빠진 가족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대한항공 주가가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은 한국 기업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조회장 일가를 비롯한 한국 재벌들에 대한 따끔한 일침이라는 것이다.

FT는 “대한항공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보유 주식만으로는 재벌 기업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 수가 없다”며 재벌 총수 일가의 순환 출자 등 복잡한 구조로 외부 견제를 피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데 이는 건전한 기업 운영에 위험요소가 된다고 밝혔다.

FT는 ‘부자는 3대를 잇지 못한다’는 부불삼대(富不三代)의 속담(clogs to clogs in three generations)을 소개하면서 “후계 구도에 있어 재벌가는 다른 회사 임원들에 비해 훨씬 더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벌 기업들은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한 수익은 재벌 가족들간의 이해다툼으로 이어지고, 외부 주주들이 재벌가의 불화로부터 기업 운영권을 빼앗으려 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재벌가의 몰락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현대차 주주총회에서 압력을 행사한 사실을 소개하며 이들의 전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때 일반적인 경영 통념은 기업이 후대로 넘어가면서 재벌가들이 전문경영인을 임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재벌가들은 관리자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이력서에 근거해 CEO를 고용하는 실수를 범해왔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기업 문화와 의사결정의 힘을 가지고 있는 가족 구성원이 직접 경영하는 것이 더 낫다고 인식하고 있다. 가족들이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소유 형태로, 시장 가치로 따졌을때 상장 기업의 15%가량이 이같은 가족 운영 기업들이다.

FT는 “한국의 재벌 기업들은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안정적인 기업 운영에 성공해 칭송받거나 기업 운영의 골칫덩어리로 공격을 받는 등 양 극단으로 나뉜다”며 “한국의 재벌기업들은 한국전쟁 이후 경제 재건을 도우며 칭송을 받아 왔지만, 지금은 공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1
  • 슬퍼요
    0
  • 화나요
    1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1
  • 슬퍼요
    0
  • 화나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