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발생한 화재로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중심부 첨탑과 아치 구조 지붕을 잃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은 뒤 실의에 잠긴 프랑스인들이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1831년·사진)를 읽으며 위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NN은 16일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후 크게 훼손돼 창고로 쓰이며 방치됐던 대성당이 19세기에 대대적으로 복원되도록 여론을 이끌었던 대문호 위고의 걸작이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 프랑스의 도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1시간마다 순위 집계를 갱신하는 아마존 프랑스 도서 부문 베스트셀러 리스트에서 17일 오후 ‘노트르담 드 파리’는 4.6유로(약 5900원)인 클라시크 출판사의 1975년 문고판이 1위에 오른 것을 포함해 출판사 또는 편집 연도가 상이한 5권이 한꺼번에 10위 안에 들었다.
대성당에 얽힌 건축과 역사 이야기를 고화질 컬러 사진과 함께 실은 85유로(약 10만9000원)의 양장본 책은 실시간 판매량 집계 6위에, 2014년에 출간된 노트르담 대성당 관람 안내 책자도 13위에 올랐다.
위고는 소설에서 1차 준공 직후인 15세기 노트르담 대성당의 모습을 아름답게 묘사하며 깊은 경애감을 드러냈다. 다큐멘터리 전문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은 15일 “노트르담 대성당이 절반 가까이 대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위고의 소설이 발표되기 전인) 대혁명 때 이곳을 점령한 국민군은 주교실을 불태우고 첨탑과 석상을 파괴했다. 지붕 목재를 고정한 납을 녹여 탄환을 만들고 청동 종을 녹여 대포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스테픈 머리 컬럼비아대 명예교수(미술사학)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파리 시민의 삶은 노트르담 대성당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그 근간을 이룬 것은 위고의 소설이 불러일으킨 대성당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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