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보고서가 공개되자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포스터를 패러디한 게시물(사진)을 올리며 승리를 선언했다. 게시물 가운데 ‘게임 끝’이라는 문구 위에는 ‘공모는 없다. 사법방해도 없다’ ‘(트럼프를) 증오하는 사람들과 급진 좌파 민주당원을 위하여’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뮬러 특검팀은 이날 공개된 448쪽에 달하는 보고서 편집본에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측의 공모 등 핵심 의혹에 대해 “기소를 하기엔 근거가 불충분하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특검은 “사법방해에 대해 무죄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단서를 달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의 해임을 거듭 지시했고, 특검 수사에 협조한 마이클 코언 변호사와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의 증언을 막으려고 한 정황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편집본으로 자신의 결백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편집본에 대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기자회견 전후로 미리 준비해 놓은 패러디 게시물 등 10여 개의 트윗을 올리며 여론전을 펼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초부터 시작된 러시아 스캔들 조사와 2017년 5월 출범한 뮬러 특검은 줄곧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족쇄’로 여겨져 왔다. 외신들은 편집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당시 뮬러 특검 임명 소식에 “내 대통령직은 끝났다”며 비속어와 함께 격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공개로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히 면죄부를 얻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미 정계의 분위기다. 앞서 공개된 4쪽 요약본과 달리 400쪽이 넘는 보고서에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며 향후 민주당과의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소속 제리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뮬러 특검에게 다음 달 23일까지 의회 증언에 나서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한편 ‘왕좌의 게임’ 제작사인 HBO는 이날 “마지막 시즌이 시작된 드라마에 대한 열정은 이해하지만, 우리의 지식재산권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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