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3일 중국 칭다오(靑島) 앞바다에서 열리는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 관함식(해상 열병식)에 불참한다. 미국은 25~27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의 해외 인프라 건설 투자 프로젝트) 국제협력 정상포럼에도 공식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다. 미중 갈등이 양국의 군사, 인적 교류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20일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60개국이 이번 관함식에 대표단을 보낸다. 한국 일본 러시아 인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10개국의 함정 약 20척이 관함식에 참가한다. 하지만 10년 전 중국 해군 창설 60주년 기념 관함식에 미사일 구축함을 보냈던 미국은 이번에는 대표단조차 보내지 않는다.
미국은 지난해 자국 주도의 환태평양훈련(림팩)에 중국을 초청하기로 했다가 이를 전격 취소한 바 있다. 당시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를 이유로 들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의 이번 관함식 불참에 대해 “미국이 중국을 실질적인 라이벌로 보고 모든 수단을 사용해 중국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 등 함정 32척과 전투기 39대를 동원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해상 열병식을 벌인다. 중국 해군은 열병식에서 최신형 핵잠수함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매체들은 중국이 1만 t급 최신예 005형 미사일 구축함을 처음 공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구축함은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에 대응하는 것으로 중국 해군의 주력 구축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아직 실전 배치하지 않은 자국산 항공모함을 열병식에 참가시킬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5000 t 급 스즈쓰키 호위함이 욱일기를 단 채 21일 칭다오항에 도착했다. 교도통신은 중국이 욱일기 게양을 문제 삼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의 전방위 견제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미국의 동맹인 일본과 관계개선을 꾀하면서 호의적이지 않은 국내 여론에도 불구하고 욱일기를 허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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