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17일 미국 뉴욕 ‘2019뉴욕국제오토쇼’에서 컴팩트 SUV ‘베뉴(VENUE)’를 공개했다. 이 차는 ‘체구’는 작지만 젊은 감각의 디자인과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최신 기술을 적용해 주목받았다. 브라이언 스미스 현대자동차 북미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CNBC와 인터뷰에서 “과거 세단 밖에 선택권이 없었던 젊은이들을 위한 완벽한 ‘입문용(entry-level)’ 차량”이라고 강조했다.
젊은이들의 생애 첫 차 시장에 소형 SUV가 등장한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Z세대’의 부상과 관련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모바일과 정보기술(IT)을 접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성장한 Z세대는 ‘자가용=자유’라 믿었던 ‘마이카’ 시대의 기성세대와 다른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운전면허를 취득한 청소년의 비율이 하락하고 있다. Z세대는 차를 사더라도 구입 시기를 더 미루거나 신차보다 중고차를 구매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20일 전했다. 미 도로교통국(FHA)과 마이클 시백 미시간대 교수에 따르면 미 16세 청소년의 운전면허 보유 비율은 1983년 46%에서 2017년 26%로 하락했다. 운전면허를 딸 수 있는 16세가 되면 면허 시험장부터 달려갔던 부모 세대와 다르다. J D 파워에 따르면 올해 Z세대는 앞선 밀레니얼 세대의 같은 연령 시기(2004년)보다 차량을 12만 대 더 적게 구입할 것으로 보인다.
Z세대는 자가용 없이도 우버, 리프트 등 승차공유 서비스를 이용해 시내에 나갈 수 있는 데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집에서도 친구들과 어울린다. 학자금 대출 증가, 신차 값 상승 등도 가격에 민감한 Z세대들의 운전면허 취득 및 자가용 보유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회사들도 Z세대 취향 잡기에 나섰다. 현대차는 지난해 첨단 기술이 장착된 소형 SUV인 코나를 최저 1만9000달러에 선보였고, 스웨덴 볼보는 2년 전 월정액 사용료를 내고 자동차를 1년씩 갈아타는 ‘차량가입(vehicle-subscription)’ 서비스를 출시했다. 미 포드는 젊은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전동스쿠터 스타트업 스핀을 최근 인수했다. 타이슨 조미니 JD파워 분석가는 WSJ에 “Z세대의 신차 구매가 점점 쇠퇴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첫 일자리를 구하고 (차를 사는 것을) 기대하지만 그런 일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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