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2월 스페인 마드리드 북한대사관 습격 배후 인물 중 1명인 크리스토퍼 안 씨를 전격 체포·기소한 것을 놓고 “향후 사건 처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21일 “(FBI의 체포는) 원칙적인 법 집행 차원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당국이 국제체포영장을 발부한 사안에 대해 집행을 안 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스페인 법원은 지난달 말 또 다른 습격 배후 인물인 에이드리언 홍 창과 샘 류에 대해서도 국제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다만 워낙 사안이 민감해 스페인 송환 절차에 시간이 많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미국과 스페인 간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원칙적으로는 체포한 피고인을 스페인으로 인도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에서 체포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재무담당 부회장(CFO) 멍완저우(孟晩舟)의 미국 송환 시기가 지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이 안 씨 등 습격에 관여한 인물들을 체포한 후 송환에 시간을 끌며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벌어진 마드리드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은 FBI가 관여돼 있을 가능성 때문에 향후 비핵화 협상에 미칠 영향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사안이다.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8일 체포 직후 기소된 안 씨는 19일 로스앤젤레스 연방 지방법원에서 죄의 인정 여부를 묻는 범죄 인부 절차를 밟았다. 이 절차는 향후 무죄와 유죄 중 무엇을 주장하며 재판을 받을지 결정하는 단계다.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안 씨 변호인의 요청에 따라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은 사건을 비공개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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