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정보기관 출신들을 고용해 미 정부의 비밀을 캐내려는 공작을 확대하고 있어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 26일 워싱턴에서 열린 외교협회 연설에서 “중국보다 더 광범위하고 심각한 정보수집 위협을 제기하는 국가들은 없다”며 “그들은 정보기관, 국영기업, 표면적 사기업, 유학생, 연구원 등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미국의 정보를 수집)한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 주에는 중국을 위해 스파이활동을 한 중앙정보국(CIA) 요원 출신이 미국 재판정에 서게 될 예정이다. 홍콩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이 된 제리 춘 싱 리라는 이름의 전 CIA 요원은 중국에 기밀 정보를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리는 중국 정보기관 요원으로 알려진 2명과 비밀 계정을 통해 이메일을 주고받은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홍콩 은행 계좌에 수십만 달러의 수상한 돈을 예금해놓고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 측은 중국 정보 요원들이 2010년과 2011년에 리를 통해 CIA 요원들의 위치 등 민감한 정보들을 얻어내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CIA 출신인 제프 애셔는 WSJ와의 인터뷰에 “중국은 역사적으로 경제 스파이 활동을 벌여왔는데, 전직 미 정보요원들을 타겟으로 하는 것은 새로운 트렌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인 예로 지난 2015년 미 공무원의 신상기록을 포함해 약 200만건이 넘는 파일이 해킹당한 사건을 지목했다. 미 당국은 배후세력을 중국을 지목했지만, 중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중국을 위해 스파이 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된 전 국무부 직원 캔디스 클레이본도 리와 비슷한 사례이다. 그는 지난 주 재판에서 중국 정보 기관 요원 2명으로부터 2만 달러의 현금과 비행기 티켓, 임대료, 생활비 등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클레이본은 중국에 국무부의 비공개 정보들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5월 중순에는 또다른 CIA 요원 출신 케빈 맬로리에 대한 재판도 열린다. 1990년대 CIA 요원을 거쳐, 2000년대 초반까지 국방정보국(DIA) 선임요원으로 활동했던 맬로리 역시 중국에 기밀문건들을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4월에는 DIA 출신 론 핸슨이 4년간 중국 요원들에게 정보를 넘겨주고 80만달러를 받은 혐의를 법정에서 인정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사이버안보 담당관인 롭 조이스는 “러시아(의 스파이활동)는 허리케인이다. 빠르고 강하게 온다. 반면 중국은 기후변화이다. 길고, 느리고, 구석구석 침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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