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對)이란 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국영방송인 IRIB에 따르면, 자바드 장관은 “이란의 선택지는 매우 많으며 당국은 그것들을 고려하고 있다”며 “NPT 탈퇴도 그중 하나”라고 밝혔다.
NPT는 1967년 1월1일을 기준으로 비핵국가에 대해서는 핵개발 금지를, 핵보유국에 대해서는 핵군축을 요구하는 강력한 다국간 조약이다. 이를 탈퇴하면 사찰 거부와 핵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게 돼,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함께 이란이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 중 하나로 여겨져왔다.
이란의 NPT 탈퇴 위협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5년 미국과 러시아, 중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이 체결한 이란 핵 합의(JCPOA)을 파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핵 합의 파기와 함께 NPT 탈퇴 위협으로 응수했다.
그후 미국이 이번 달 초에 이란의 혁명수비대(IRGC)를 외국 테러단체로 규정하면서 압박의 강도를 높이자 또다시 NPT 탈퇴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자리프 장관은 NPT 탈퇴 위협과 함께 유럽 국가들의 조치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1년이 지났지만, 유럽은 안타깝게도 어떠한 실질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그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나는 그들에게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핵 합의 파기 후 이란마저 파기하는 결과를 막기 위해 유럽 기업들이 이란과 계속 거래를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란은 그동안 유럽이 약속 이행이 더딘 점에 대해 계속 비판했다.
자바드 장관은 또한 방북 계획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 방문 일정을 정해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부족을 겪는 북한이 역시 오는 5월3일 자국 원유 수출길이 더 좁아지는 이란과 에너지 관련 상호협의를 할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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