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고통받는 러시아인에게 우크라 시민권 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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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 당선인
우크라인에게 시민권 주겠다는 푸틴 공세에 맞서 맞불 반격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당선인(사진)이 모든 우크라이나 시민에게 러시아 시민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날카로운 풍자로 반격했다.

28일 BBC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당선인은 27일 페이스북 계정에 “우리는 러시아 여권으로 얻는 게 무엇인지 완벽하게 알고 있다”며 “그것은 평화시위를 이유로 체포당하는 권리와 자유롭게 경쟁하는 선거를 갖지 못하는 권리를 뜻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전체주의 부패 정권에서 고통받는 모든 사람들에게 우크라이나 시민권을 줄 것”이라며 “그중에서도 가장 고통받는 러시아인이 먼저 혜택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24일 친(親)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주민들이 3개월 만에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러시아 시민권 (취득) 신속 절차를 우크라이나 전역으로 확대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새 행정명령은 취임을 앞둔 젤렌스키 당선인을 시험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당선인은 페이스북 계정에 “(러시아와 달리) 우크라이나인은 표현의 자유를 갖고 있다. 러시아의 제안을 거부할 것”이라며 반박했지만 러시아와의 갈등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BBC는 “우크라이나 의회가 25일 공공기관에서 의무적으로 우크라이나어를 써야 한다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러시아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러시아인#우크라#푸틴#젤렌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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