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넌 의원과 ‘넌-루거법’ 발의…소련 붕괴후 핵무기 폐기 공헌
북핵 해결에 ‘넌-루거법’ 적용 주장도
소련 해체 이후 남은 핵무기 폐기 프로그램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리처드 루거 전 미국 연방 상원의원(사진)이 28일(현지 시간) 오전 버지니아주 애넌데일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7세. CNN은 “희귀 신경 질환을 앓던 루거 전 의원이 아내와 아들, 지인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떴다”고 전했다.
루거는 냉전 시대 공화당 소속의 온건한 보수주의자로 대량살상무기 확산이 인류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생각했다. 1977∼2013년 연방 상원의원을 지내며 핵 감축 프로그램에 끊임없는 관심을 가졌다. 그는 1991년 민주당의 샘 넌 상원의원(81)과 함께 옛 소련 국가들의 잔여 핵무기, 화학무기를 폐기하는 절차와 방법 등이 담긴 ‘넌-루거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소련 해체 이후 핵무기를 보유한 카자흐스탄과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에 핵 폐기와 관련해서 4년 동안 매년 4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넌-루거법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537기와 핵폭격기 128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496기, 핵잠수함 27척 등이 폐기됐고 5만8000여 명의 핵·미사일 관련 인력들은 다른 직장으로 재취업시켰다.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던 루거는 지난해 4월 워싱턴포스트(WP) 등의 기고를 통해 “넌-루거법 방식이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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