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감당 못한다” 美마을 폐허…트럼프 최대업적 자화자찬 무색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30일 09시 59분


위스콘신 공장 100억 달러 투자 중단

폭스콘이 공장을 짓기 위해 작은 마을을 들쑤셔 놓고 철수해버렸다는 제목 - WSJ 갈무리
폭스콘이 공장을 짓기 위해 작은 마을을 들쑤셔 놓고 철수해버렸다는 제목 - WSJ 갈무리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대만의 폭스콘(중국명 홍하이정밀)이 미국 위스콘신주에 100억 달러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장을 설립키로 했으나 공사가 중지돼 마을이 폐허로 변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콘은 공사를 위해 75개 집을 부수고 인근 수백 에이커의 농장 부지를 수용해 공장 기공식을 가졌으나 지금은 공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어 마을이 폐허가 된 채 방치돼 있다고 WSJ은 전했다.

폭스콘은 당초 1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해 미국이 유치한 제조업 공장으로는 사상최대 규모라는 찬사를 받았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직업을 대거 유치했다며 폭스콘 공장 기공식에 직접 참여하는 등 자신의 최대 업적이라고 자랑하기도 했었다.

# 2017년 7월, 폭스콘 위스콘신 공장 건설 발표

폭스콘은 2017년 7월 위스콘신주 남동부 라신카운티 마운트플레전트에 총 20만제곱피트(약 1만8580㎡) 규모로 ‘폭스콘 테크놀로지 그룹 캠퍼스’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폭스콘은 이 공장에 100억 달러를 투자해 LED를 생산키로 했다. 폭스콘은 이를 통해 최소 1만3000명을 직접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스콘신 주정부는 40억 달러 규모의 세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맞장구쳤다.

# 2018년 6월, 폭스콘 공장 기공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 28일 미국 위스콘신주 폭스콘 공장 신축 기념식에 참석해 폭스콘에 찬사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콘이 공장을 짓고 미국 내에서 성장하는데 있어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며 세금감면과 보조금 혜택과 관련해 ‘세계 8대 불가사의’라고 언급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대거 직업을 유치했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었다. 위스콘신 주는 당시 하원의장이었던 폴 라이언 의장의 지역구이기도 해 시공식에 라이언 의장도 직접 참석했었다.

# 2019년 1월, 폭스콘 “인건비 감당 못하겠다” 철수 시사

폭스콘은 2019년 1월 ‘폭스콘 테크놀로지 그룹 캠퍼스’ 투자를 재고하는 대신 연구개발 인력 투자를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루이스 우 폭스콘 특별보좌관은 “위스콘신 공장은 축소되거나 보류될 수 있다”며 “인건비가 높은 미국에서 TV 스크린을 만들면 우리는 시장에서 경쟁할 수 없다”고 밝혔다.

폭스콘은 미국에서 LCD 패널을 제조하는 대신, 중국과 일본에서 생산해 멕시코에서 최종 조립을 한 뒤 완제품을 미국으로 수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폭스콘이 위스콘신 공장 설립을 취소할 경우 일자리 창출과 자본 투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따라서 투자 유치 당시 위스콘신 주정부가 폭스콘에 약속했던 40억 달러에 달하는 세금 감면과 인센티브는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미국언론은 예상했다.

# 2019년 4월, 궈타이밍 폭스콩 회장 대만 총통 출마 선언

궈타이밍(郭台銘. 69) 폭스콘 회장이 4월 17일 대만 총통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당 대선 후보 결정전에 참여할 것이며, 만약 지더라도 최선을 다해 국민당 총통 후보가 당선되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권 출마를 선언하기 직전 폭스콘 회장 직에서 물러났다. 폭스콘 위스콘신 공장 건설 주체가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이에 따라 폭스콘 위스콘신 공장은 더욱 미궁에 빠지고 있다.

애초부터 이같은 계획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다. 인건비가 높은 미국에서 제조업을 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직업 창출을 위해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기업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얼마나 트럼프 대통령이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하는 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이 시대의 삽화’인 것 같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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