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 “볼턴, 여전히 북핵문제 군사적 해결 가능 믿어”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30일 11시 33분


2000년대 초부터 협상통한 해결 반대
안보보좌관 되기 직전까지 공격 주장
전쟁 원치 않는 트럼프에 눌려 있을 뿐

존 볼턴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북한핵을 선제 공격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믿고 있으나, 전쟁에 반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미 뉴요커 매거진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요커는 볼턴 보좌관이 안보보좌관이 되기 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곧 미국을 핵공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늦기 전에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점을 지적했다. 볼턴은 북한의 위협이 “임박했다”면서 “북한의 핵무기 위협으로 제기된 현재의 ‘필요성’에 미국이 선제공격으로 대응하는 것은 완전히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볼턴 보좌관은 2000년대 초반부터 모든 사람들에게 미국이 아무리 위협하거나 설득해도 북한이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협상은 북한에 시간만 벌어주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뉴요커는 전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일이므로 그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고 주변에 밝힌 것으로 정부 당국자가 뉴요커에 전했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에서 김위원장은 영변핵단지 폐기와 제재 해제를 맞바꾸자는 제안을 했고 이는 “말도 안되는 제안”이었다고 정부 당국자는 말했다.

볼턴 보좌관에게 하노이 회담 결렬은 북한을 협상으로 움직일 수 없다는 20년 동안의 자기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었지만, 현재는 백악관에 근무하기 때문에 즉각 북한을 공격해야 한다는 주장은 펼 수 없게 됐다고 뉴요커는 분석했다. 한 서방 외교관은 “볼턴으로선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볼턴이 자기 일자리를 지키려면 자존심을 꺽고 트럼프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볼턴은 안보보좌관이 되기 직전에 “핵을 가진 북한과 살든지 아니면 군사력을 동원하든지 둘중 하나를 조만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협상 중단을 주장하는 발언을 했었다고 뉴요커는 전했다.

이와 관련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북한의 핵개발 억제를 위해 협상하던 2000년대초 국무부 차관이던 볼턴이 전쟁을 강력히 주장하자 콜린 파월 당시 국방장관의 보좌관이던 윌커슨이 볼튼을 옆방으로 데려가 군사 공격의 위험성을 누누이 설명했지만 볼튼은 들은 척도 안했다고 뉴요커는 전했다. 개전 30일만에 수십만명이 죽고 그중 미국인과 일본인, 중국인도 죽을 것이며 가장 현대화된 서울은 암흑기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말 다했어? 전쟁은 네 일이고 내가 할 일은 정책이야”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의 대북협상에 대한 의구심은 25년 동안 이어져온 협상 실패로 강화됐으며,하노이 회담 결렬로 볼턴 역시 직접 실패를 경험한 입장이 됐다고 뉴요커는 지적했다.

미 당국자는 “북한은 아직 (미국을) 공격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으나, 중거리 미사일 만으로도 아시아 지역 대부분에 위협이 된다고 뉴요커는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물러서지 않을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 지에 대해 말하기를 꺼렸지만 북한 핵 능력을 제거하기 위한 군사 공격은 재앙적 결과를 빚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관련 2017년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은 기자들에게 한반도 전쟁이 “인류역사에서 최악의 전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요커는 인용했다.

뉴요커는 백악관에서도 지금은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이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20세기라면 제거할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아니다. 너무 많아졌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고 한 당국자가 말한 것으로 전했다.

그러나 볼턴 보좌관은 여전히 군사 공격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부는 아닐지라도 거의 대부분 어디에 있는지 알며 북한의 핵능력을 제거할 수 있다. 북한의 포격도 대처할 방법이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한편 2017년 7월 북한이 신형 미사일을 거듭 시험 발사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가족들을 한국에서 철수하도록 지시했으나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이 이를 묵살했었다고 뉴요커는 전했다.

또 2017년 가을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북한과 전쟁을 벌일 경우 가능한 수단들을 논의하는 비공개 회의를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려고 했으나, 매티스 장관이 국방 당국자와 작전 담당자들을 보내지 않음으로써 무산시켰다고 뉴요커는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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