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출신 전 CIA 요원, 중국에 비밀정보 전달 유죄 인정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2일 12시 08분


中에 정보 전달 관련 유죄 시인한 전 정보요원, 1년새 3번째

중국측으로부터 평생 재정적으로 걱정없이 살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중국을 위해 첩보 활동을 한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제리 춘 싱 리(54)가 1일(현지시간) 중국과의 공모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홍콩에서 태어나 하와이에서 자란 리는 이날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법정에서 형량 감경을 위한 유죄 시인 협상(플리 바긴)을 통해 중국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약속받고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중국으로부터 몇가지 과업들을 정기적으로 받았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법정에 제출된 문건에 따르면 그가 중국에 어떤 정보든 성공적으로 전달했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리에 대한 최종 선고는 8월23일 내려질 예정이다. 리는 최고 무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지만 검찰은 플리 바긴으로 18∼27년의 징역형을 구형할 것으로 예상된다. TS 엘리스 3세 판사는 리가 중국에 비밀 정보를 전달했는지 여부가 형량 선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리의 변호사 에드 맥마흔은 리가 중국에 중국 내 CIA 네트워크에 대한 정보를 넘겨 미 요원들의 처벌을 불렀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버지니아주 검찰은 리에 대해 “조국을 팔아넘기고 외국 정부를 위해 스파이 노릇을 했으며 조사 과정에서도 거짓말을 되풀이했다”고 비난했다.

리는 1994년부터 2007년까지 CIA 요원으로 활동하면서 해외 CIA 요원들을 채용하는 업무를 담당했었다. 그는 2007년 CIA에서 퇴직한 뒤 홍콩의 담배회사에 취업했지만 2009년 퇴사했고 2010년부터 수입이 없게 됐다. 이때 중국 정보요원이 그에게 접근해 10만 달러(1억1630만원)의 현금을 제공하면서 협력할 경우 평생 돈걱정 없이 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조사관들은 밝혔다.

이후 리는 중국측과 20차례 이상 만나면서 중국으로부터 임무를 지시받았다. 리에게 주어진 과업들은 대부분 민감한 정보들에 대한 요구였다.

미 수사 당국은 리가 홍콩을 여행하고 돌아온 한 달 뒤인 2012년 7월 그가 머물던 호놀룰루의 호텔 방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중국 내 CIA 요원들의 이름 등 민감한 정보들을 찾아냈다.

리는 5년이 넘는 조사 끝에 지난해 1월 체포됐다.

한편 미국의 전직 정보요원이 중국 정보기관에 정보를 넘긴 혐의로 유죄를 시인한 것은 지난 1년이 채 안 되는 동안 벌써 3번째이다. 지난 4월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미국 정보기관 출신들을 고용해 미 정부의 비밀을 캐내려는 공작을 확대하고 있어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 4월 26일 워싱턴에서 열린 외교협회 연설에서 “중국보다 더 광범위하고 심각한 정보수집 위협을 제기하는 국가들은 없다”며 “그들은 정보기관, 국영기업, 표면적 사기업, 유학생, 연구원 등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미국의 정보를 수집)한다”고 우려했다.

【알렉산드리아(미 버지니아주)=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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