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민당국 구금했던 16세 과테말라 소년 홀로 사망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2일 14시 14분


텍사스 국경 넘어 보호자 없이 美 입국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구금했던 16세 소년이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고 CNN과 NBC방송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사망한 소년은 과테말라 출신으로 보호자 없이 미 국경을 넘었다.

보도에 따르면 에벌린 스타우퍼 미 보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집중치료를 받던 소년이 아동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이 소년은 지난달 19일 텍사스주 엘 파소에서 국경을 넘어 국경순찰대에 체포됐다. 다음 날인 20일 이주 어린이들을 수용하는 난민재정착사무소(ORR) 보호소로 옮겨졌으며 21일 오전부터 열과 오한, 두통 등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보호소 직원들은 소년을 응급실에 데려갔었고 계속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22일 오전 다른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수타우퍼 대변인은 “소년은 이날 늦게 어린이 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며칠간 치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과테말라 외무부에 따르면 소년의 전두엽에서 심각한 감염 증상이 나타났으며 응급 수술에도 불구하고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그는 24시간 집중치료를 받은 뒤 30일 숨을 거뒀다.

소년의 정확한 사인은 현재 조사 중이다. 스타우퍼 대변인은 ORR의 표준 정책과 절차에 따라 이번 사안을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소년이 입원했을 당시 과테말라 당국 관계자와 그의 가족들이 방문하려 했었고 이후 가족들은 병원으로부터 소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년 사망 사건으로 미국에 구금된 미성년자 이민 아동들이 처한 환경 등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작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주자 무관용 정책에 따라 ORR 보호소에는 부모와 떨어진 아이들이 대거 수용돼 있다.

당국은 구금 중인 이주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앞서 작년 12월에도 7세와 8세 어린이가 사망했고, 지난 2월에는 ICE에 구금된 24세 여성이 사산하는 일이 발생해 이주자 권리 옹호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아직 이번 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주자 권리 단체 등은 소년의 죽음이 이주 아이들을 위험으로 내모는 현 시스템의 문제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내 라틴계 의원들은 국토안보부와 보건부에 사건 조사를 촉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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