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동은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고소득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으며 정보기술(IT) 기기에 익숙한 젊은층도 빠르게 늘어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자체 브랜드로 첫 아랍어 사이트를 개설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1일 보도했다. 아마존은 2017년 ‘중동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수크’를 5억8000만 달러(약 6768억 원)에 인수했고 이날부터 아마존 브랜드로 운영한다. 아마존은 “다른 중동 국가에도 아마존 브랜드로 진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2005년 설립된 전자상거래 업체 수크는 현재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를 중심으로 사업하고 있다. 현재 수크는 약 3000만 개 정도의 상품 거래를 취급한다. 그동안 중동 소비자들은 아마존에서 상품을 구입할 수 있었지만 배송 가능한 물품은 제한적이었다. 아마존은 미국에서 판매하는 상품 500만 개를 새로 입점시킬 계획이다.
아마존은 북미 시장에서 전체 수익의 70%가 발생하는 등 특정 지역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게 해묵은 숙제였다. 그동안 중국과 인도 등 인구가 많은 신흥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했지만 소비자는 토종기업을 선호하고 규제가 많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둬왔다. WSJ은 “UAE(인구 900만 명)는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지만 중동 시장의 관문이며 ‘중동 경제의 중심지’라는 상징성이 크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전자상거래 업체 ‘눈’과의 경쟁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점할 계획이다. 눈은 설립 2년에 불과한 신생기업이지만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초기 자본금 10억 달러 중 절반은 사우디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PIF), 나머지 절반은 두바이 초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를 세운 부동산 재벌 무함마드 알라바르가 투자했다.
미국 경영컨설팅기업 AT커니에 따르면 2015년 약 53억 달러(약 6조1900억 원)에 불과했던 걸프 국가(사우디, UAE 등 페르시아만에 인접한 6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내년까지 240억 달러(약 28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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