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육류가공업체 타이슨 푸드의 최고경영자(CEO)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미국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ASF가 중국과 유럽 일부 지역을 강타해 세계 돼지고기 공급량이 전례 없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미국에서의 발병은 돼지고기 업계에 악몽이 될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6일(현지시간) FT에 따르면 타이슨 푸드의 CEO 노엘 화이트는 “위협은 현실이다. ASF가 미국으로 올 분명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SF가 미국에서 발생하면 미국의 돼지고기 수출은 즉각 중단된다. ASF는 아직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으며 치사율 100%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화이트는 “현 상황은 육류 업계에 특이하고, 어쩌면 전례가 없는 시기”라며 “육류 업계에 39년을 몸담았지만 ASF처럼 세계 단백질 생산과 소비 패턴을 바꿀 수 있는 사건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정부는 ASF로 돼지 100만마리를 살처분 했다고 발표했지만 화이트는 중국에서 1억5000만~2억마리가 살처분될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일단 ASF 안전지대로 분류된 미국 육류업계는 중국으로의 수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은 미국산 돼지고기에 62%의 고율 관세를 부과해왔다. 또 2015년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자 미국산 닭고기 수입을 금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ASF로 인해 돼지고기 공급량이 부족해진 데다 미중 무역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자 미국 육류업자들은 중국으로의 수출 확대를 전망하고 있다.
타이슨은 지난 3월 중국으로 돼지고기를 다시 수출하기 위해 아이오와주 마을 두 곳의 도축장과 관련해 미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타이슨의 주가는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인 77.05달러까지 올랐다. 타이슨과 같은 육류업체인 브라질의 JBS 등의 주가도 ASF 피해 상황이 알려지면서 급등한 바 있다.
올해 1분기 타이슨의 주당순이익은 1.20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6% 하락했지만 시장 전망치를 5센트 웃돌았다.
타이슨은 ASF로 인한 수요 증가의 여파는 올해말이나 다음해에 반영될 것이라며 올해 매출 전망치를 430억달러(약 50조원)로 유지했다.
북미 당국과 농장들은 돼지고기 검역 조치에 동원돼 ASF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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