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방국 日에는 귀기울인다는 점 알아”
아베 “김정은과 조건없이 만나야 한다는 생각”
북한이 일본과 접촉을 시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제 조건 없이 북일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라 북한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교도통신은 7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미 간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우방인 일본과의 관계 회복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그동안 아베 총리가 일본인 납치 문제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비판해왔다. 지난 3월 초 노동신문은 하노이 회담(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은 아베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일본인 납치 문제를 회담에서 거론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었다.
당시 노동신문은 “일본이 모든 악의성 있는 의도를 버리고 과거 범죄에 대해 전면적인 보상과 함께 군사 대국화 야망을 버리지 않는 한 북한과의 거래는 꿈꿀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과의 대화가 진전되지 않자 북한도 아베 총리의 존재를 의식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북한 소식통은 “우리는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가깝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외교 소식통도 “트럼프 대통령이 적으로 둘러싸인 상황에서도 아베 총리의 의견에는 귀를 기울인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일본과 과거사 청산과 관계 정상화를 위해 협상을 시작하길 바라지만 협상 논점이 납치 문제에 맞춰질 경우엔 대화가 필요 없다고 여긴다고 밝혔다. 다만 소식통은 북한이 아베 총리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접촉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아베 총리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후 기자단에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북일 양국은 지난 2002년 평양 선언에서 두 국가의 관계를 조기에 정상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일본은 관계 회복과 함께 북한에 경제 협력을 확대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해 양국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아베 총리는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이 자신의 인생 과업이라고 말해왔다. 일본은 지난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초반 17명의 자국민이 납치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중 5명은 지난 2002년에 송환됐다. 그러나 더 많은 이들이 북한에 의해 납치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이미 해결된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일본이 과거 식민지배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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