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매체 “학교 먼지 WHO 기준 초과… 학생 260만명 대기오염 노출” 지적
녹색당-환경단체, 청정대기법 추진… 2025년까지 석탄없는 발전 추진
영국 학생 260만 명이 대기 오염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고 더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자체 조사 결과 약 6500개 학교의 초미세먼지가 공기 중 미립자 m³당 10μg(마이크로그램)으로 제한한 세계보건기구(WHO) 권장 한계를 초과했다. 이에 노출된 학생 수도 260만 명에 달한다”며 “특히 수도 런던에 있는 모든 학교의 대기는 WHO 한도를 초과했다”고 전했다. PM2.5라고 알려진 초미세먼지는 폐 깊숙이 침투하여 혈류에 들어갈 수 있어 가장 위험한 대기 오염 형태로 꼽힌다.
런던 퀸메리대의 조너선 그리그 교수는 “아이들이 이런 독성 공격에 계속 노출되면 폐 기능이 감소하고, 폐 감염에 취약해져 천식 위험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더타임스는 영국 천식환자 540만 명 중 20.3%(110만 명)가 아동이며,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BBC에 따르면 최근 영국 고등법원은 6년 전 런던 남부에서 심각한 천식 발작이 반복돼 숨진 아홉 살 소녀 엘라 키시데브라 사건을 재조사하라고 지시했다. 키시데브라의 어머니는 발작이 집 근처 대기 오염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정부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가 승소하면 공기 오염이 법적 사망 원인으로 인정된 영국의 첫 번째 사례가 된다.
녹색당과 시민단체들도 “모든 영국인이 오염되지 않은 공기를 누려야 한다. 새로운 청정 대기법을 제정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녹색당은 다음 달 청정 대기법 초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모든 정부기관이 대기 오염 대책을 최우선으로 마련해야 해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환경단체들은 기대하고 있다.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0)’를 목표로 세운 영국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영국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처음으로 석탄화력 발전을 이용하지 않고 1주일을 보냈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내셔널그리드전력사(ESO)의 핀턴 슬라이 이사는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무려 168시간 동안 영국 전력 체계가 석탄 없이 운영됐다. 머지않아 영국의 새로운 일상(New normal)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5년 탄소 배출 없는 전력 발전 체계를 구축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영국은 지난달 부활절 연휴 때도 90시간 45분 동안 화력발전 가동을 중단했다. 이날 그레그 클라크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도 “영국이 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는 첫 번째 강대국이 될 것”으로 자신했다.
8일 프랑스, 벨기에, 덴마크,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등 유럽 8개국도 “유럽연합(EU)이 늦어도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EU 예산의 25%를 기후변화 대응에 쓰자”고 촉구했다. 8개국은 이를 위한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이 성명서는 10일 루마니아 시비우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마련됐다. 하지만 자국 자동차 업계의 눈치를 보고 있는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이 빠져 일각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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