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로 말조심…유엔 제재위반 언급 안 해
펜스 부통령도 강경발언 자제 “우리 입장도 확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 9일 강행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전혀 신뢰 위반(breach of trust·배임)이 아니다”라고 감싸며 대화의 문을 열어놓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은) 단거리이며, 그게 신뢰 위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점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발사한 것은) 단거리 미사일이며 아주 일반적인 일이다. 아주 일반적이다”라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뜻을 밝혔다.
미 정부는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이 행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 위반이라는 점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두 차례의 정상회담 등을 통해 외교적 노력으로 그동안 조성했던 협상 무드를 이어가기 위해 북한의 도발에 대한 발언을 극도로 아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친분 관계가 종국에는 깨질 수도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어떤 시점에서는 (친분 관계가 깨지는 게) 가능하겠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같은 날 폭스뉴스에 출연했지만 북한에 대한 강경 발언은 하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은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이 북한이 지금 당장 협상하고 싶어하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우리의 입장도 확고하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견지하고 있다는 ‘확고한 입장’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 설명은 하지 않았다.
미 국방부는 지난 4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미사일’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나, 5일 만에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 도발에 나서자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하는 등 비교적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로 규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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