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이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 재개에 대한 한미 대응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한국과 미국의 유화적인 대응이 자칫 북한의 도발 수위를 더 높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핵확산전문가 비핀 나랑 부교수 발언을 인용,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도발이)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일회성 대응이길 바랄 수 있다”며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압박 전략으로 점차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서 (강경) 노선을 밀어붙이도록 ‘그린 라이트’를 켜줄 수 있다”고 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문제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소장 역시 “북한이 한 일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건 ‘재앙의 레시피(recipe for disaster)’”라며 “두 번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미국이 하노이에서 요구했던 사항보다 (북한으로부터) 훨씬 더 적게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경고”라고 강조했다.
루이스 소장은 또 “북한이 최소한 세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꼬집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이후 한국에선 이른바 ‘발사체 논란’이 일었고, 미국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이유로 이번 북한 미사일이 미 본토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해 역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나랑 부교수 역시 북한의 지난 9일 미사일 도발을 ‘단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이라고 명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해당 도발이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는 사실을 북측에 설명하고, 추가 탄도미사일 시험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정신 위반이라는 점을 경고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WP는 북한 미사일 도발 재개가 미국에 미칠 내부정치적 영향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외교정책적으로 중요한 성과라고 여기는 부분을 과시하고 싶어 한다”며 “(이 때문에)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실패 이후 불거진 문제를 최소화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WP는 또 북한 도발의 한국 국내정치적 영향과 관련해선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에 자신의 명망을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투자했다”며 “문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사실상 중재자 역할을 이어가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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