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 26일 집권 보수당 당대표 및 총리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보수당 내부에서 차기 당대표직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당대표 선거 출마자들은아무런 협상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 지지 여부를 두고 충돌하는 모양새다.메이 총리는 다음달 7일 사임할 예정이지만 총리직은 후임이 결정될 때까지 유지한다. 보수당은 오는 7월말까지는 차기 당대표가 선출할 계획이다.
26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과 앤드리아 레드섬 전 보수당 원내대표가 당대표 출마선언을 하면서, 입후보자는 현재 총 7명으로 늘었다. 앞서 레드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 맷 핸콕 보건장관,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에스더 맥비 전 노동연금장관 등이 보수당 당대표 선거 입후보를 선언한 바있다.
랍은 지난해 11월 메이 총리와 유럽연합(EU) 간 합의안에 반발하며 사퇴한 바있고, 레드솜은 지난 22일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를 이행할 수 있을 것이란 신뢰를 잃었다면서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레드솜은 메이 총리와 함께 보수당의 ‘양대 여걸’이자 총리 후보로 꼽혀온 인물로 경제장관, 에너지장관, 농무장관 등 요직들을 두루 거치기도 했다.
랍과 레드솜은 모두 보수당 내에서 대표적인 브렉시트 지지파로 분류된다.
랍은 26일 메일 온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늦어도 10월 31일까지는 유럽연합(EU)을 떠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레드솜은 같은 날 선데이 타임스에 “필요하다면 노딜(no-deal Brexit)를 지지한다”며 “(EU와의)협상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협상장에서) 박차고 나올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유력한 차기 보수당 대표 및 총리 후보인 존슨 전 외무장관 역시 브렉시트 강경론자로 꼽힌다. 그간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비판하면서 EU와의 재협상을 주장했다. 그 역시 EU과 합의가 불발될 경우 10월31일까지 노딜 브렉시트라도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은 노딜 브렉시트에 부정적이다. 존슨 전 장관이 나라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노딜 브렉시트를 추구한다면서 존슨이 승리하더라도 내각에서 함께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핸콕 보건장관은 현 의회에서 협상을 통해 브렉시트를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노동당 등 야당이 요구하는 조기총선에 대해서는 노동당의 집권 가능성 등을 이유로 선을 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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