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만찬서 일본 재계에 ‘공정무역’ 쓴소리…다음날 아베와 골프
무역협상 7월 참의원선거까지 기다릴 듯
지난 25일 일본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초장부터 일본 기업들을 향해 ‘공정 무역’을 거론하며 압박을 가했다. 하지만 다음날에는 아침부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골프 회동을 가지면서 친분 과시에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오후 도쿄(東京) 주일미국대사관저에서 열린 일본 재계 인사들과의 만찬에서 “일본은 여러해 동안 (무역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해왔다”면서 “그래서 당신들이 우릴 그렇게 좋아하는 거겠지 싶다”고 말했다. 이 자리엔 토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 수장들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간) 무역협정이 체결되면 조금 더 공평해질 것”이라면서 “이번 협정으로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미국의 수출에 대한 장벽을 제거해 양국 관계에서 공정성과 호혜성이 보장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과는 별도로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정재생상을 만나 고위급 무역협상을 실시했지만 의견차를 완전히 좁히진 못했다.
모테기 경제재생상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상호 이해가 깊어졌지만 두 나라의 입장이 완벽히 조화를 이룬다는 뜻은 아니다. 곧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지만 27일에 합의문에 서명을 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존 로버츠 폭스뉴스 기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자민당에 유리하게 무역협상 타결을 아예 7월 이후로 미룰 수도 있다.
26일 로버츠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오늘 아침 트럼프 대통령이 도쿄(東京)에서 내게 전화했다”면서 “7월에 있을 일본 참의원 선거가 끝날 때까지 (미일) 무역협상 타결 요구를 미룬다고 했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미일 무역 불균형을 꼬집었지만 아베 총리를 위한 선물을 준비한 셈이다.
이를 방증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아침부터 아베 총리와 골프 회동을 가지면서 다시 ‘친교 모드’를 가동했다.
AFP통신은 두 정상이 골프장에서 아침식사를 한 뒤 치바(千葉)현의 모바라(茂原)의 한 골프 코스에서 16홀 경기를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헬기를 타고 빨간 스웨터를 입은 채 골프장에 도착했고 아베 총리는 흰색 바지에 파란색 재킷을 입고 나와 그를 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국빈방문중이다.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 및 나루히토(德仁) 일왕 예방은 27일로 예정돼 있다. 나루히토 일왕은 지난 1일 제126대 일왕으로 즉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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