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라지 이끄는 브렉시트당 '돌풍'…최대 정당 부상
'브렉시트 초래' 거대 양당은 외면 받아
녹색당도 선전했다는 평가 나와
영국의 유럽의회 선거에서 신생 정당인 브렉시트당이 돌풍을 일으켰다. 브렉시트당과 함께 중도 성향의 자유민주당도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국의 유권자들은 브렉시트 혼란을 초래한 거대 정당인 보수당과 노동당은 철저히 외면했다.
BBC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373개 선거구 중 371개 선거구의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브렉시트당은 31.6%의 득표율로 영국에 배정된 73석 중 28석을 확보했다.
브렉시트당은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극우 영국독립당(UKIP)을 이끌었던 나이절 패라지와 캐서린 블레이클록이 만들었다. 올해 2월 정당으로 정식 등록했고, 당대표는 블레이클록이 맡았다. 하지만 당내 갈등과 스캔들로 3월22일 블레이클록이 퇴진하면서 패라지가 당대표가 됐다.
패라지 대표는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영국 국민들의 뜻이라고 주장해왔다.
친 EU 정당인 자유민주당은 20.3%의 득표율로 2위에 올랐다. 자유민주당은 5년 전 유럽의회 선거에서 단 1석을 얻는 데 그쳤지만 이번 선거에서 15석으로 얻으며 약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 제1야당인 노동당은 14.1%의 득표율로 10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노동당은 지난 선거와 비교해 의석 수가 8석 줄었다.
진보 성향의 녹색당은 12.1%의 득표율로 7석을 얻어 5위를 차지했다. 녹색당은 지난 선거 때보다 의석이 4석 늘었다.
집권 보수당은 9.1%의 득표율로 단 3석 밖에 얻지 못했다. 보수당은 브렉시트를 둘러싼 당 내 분란으로 표심을 잃어 지난 선거 때보다 의석 수가 15석이나 줄었다.
영국은 지난 2016년 실시된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당초 지난 3월29일 브렉시트를 단행할 예정이었지만 의회에서 EU와의 합의안이 잇따라 부결되면서 오는 10월 말로 최종 연기됐다. 그 전에 의회에서 합의안이 통과되면 브렉시트가 이뤄지지만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사임의사를 밝히면서 브렉시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U 탈퇴에 찬성하는 유권자들은 브렉시트를 완수하지 못한 보수당에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보수당은 이달 초 열린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보수당은 248개 잉글랜드 지역에서 2015년 선거 대비 1334석을 잃었다.
브렉시트당은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노동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EU 잔류를 찬성하는 유권자들은 녹색당과 자유민주당 쪽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메이 총리가 사임을 발표하면서 보수당은 새로운 총리를 선출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메이 총리는 지난 24일 총리직 사퇴를 발표하면서 오는 6월7일 보수당 대표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영국총리가 될 보수당 대표는 7월 중 선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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