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골란고원이 이스라엘 영토의 일부로 표시된 국무부 지도에 ‘나이스(좋다)’라고 서명을 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건넸다. 네타냐후 총리를 노골적으로 옹호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연립정부 구성 실패라는 정치적 위기에 몰리자 지원사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시간) CNN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 이스라엘 영토 안에 골란고원이 포함된 최신 지도를 예루살렘 방문 선물로 가져왔다”며 공개했다.
쿠슈너 선임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유대계 미국인으로 친(親)이스라엘 성향 중동평화계획 발표를 앞두고 중동 동맹국의 지지를 얻고자 이스라엘 등을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슈너 선임 고문에게 들려보낸 지도에 골란고원이 이스라엘 영토로 표시된 부분에 검은색 잉크로 화살표를 그린 뒤 화살표 끝에 “나이스”라고 적었다. 지도 측면에는 친필서명도 남겼다.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이 점유하고 있지만 국제법상 시리아 영토다. 이스라엘은 1967년 아랍국가들과의 이른바 ‘6일 전쟁’ 과정에서 시리아 골란고원을 점령했다. 1981년 병합했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미국을 방문한 네타냐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주권을 인정했다. 이는 지난 50년 이상 지속된 미국의 정책을 뒤짚는 것이자 골란고원을 시리아 영토로 인정한 국제적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부패 혐의 기소 등으로 위기에 몰렸던 네타냐후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따라서 이번 행보도 다시금 위기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지지 의사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총선에서 보수층의 지지를 업고서야 중도연합 카홀라반(청백)에게 겨우 승리를 했다.
TOI도 네타냐후 총리의 ‘트럼프 마케팅’을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다음달 미국 관리들과 함께 ‘트럼프’로 명명된 골란고원 북서부 신도시 건설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트럼프란 신도시 이름은 트럼프 대통령이 골란고원 주권을 인정해준 것을 기념하겠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직접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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