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은 미국 배우 출신인 매건 마클 왕자비를 ‘형편없다(nasty)’고 비난한 사실이 없다며 이를 가짜 뉴스라고 주장해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AP팩트체크 팀이 사실확인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결코 메건 마클을 ‘형편없다’고 말한 적 없다”면서 “가짜뉴스 미디어가 지어낸 것이다. 그들은 딱 걸렸다”고 밝혔다.이어 “CNN과 뉴욕타임스, 그리고 그 외 다른 매체들은 사과할 것인가?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영국 방문직전의 중요한 시기에 영국 타블로이드 일간 ‘더 선’과 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마클 왕자비에 대해 “그렇게 형편 없는지(nasty) 몰랐다”고 발언한 문제의 단어는 음성녹취록에서 확인되었다.
다만 그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터져나온 트럼프발언에 대한 격렬한 비난과 논란은 “nasty”가 마클에 대한 것인지 2016년 마클 왕자비가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여성혐오자” “분열을 초래하는 사람”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말을 두고 한 것인지가 불분명하다는 분석이다.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은 언론이 악의적으로 조작해낸 “가짜 뉴스”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팩트체크 결과 “더 선”지의 웹사이트에 기사와 함께 실린 인터뷰 녹음파일에는 그 단어가 분명 들어있다.
트럼프가 영국방문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두 번째 만남을 위해 가족들을 줄줄이 끌고 간다는 이야기를 하자, 기자가 영국왕실의 미국인인 메간 마클이 최근 출산으로 인해 미국대통령과 멜라니아를 만나는 자리에서 빠진 것에 대해 섭섭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2016년 대선때 그녀가 한 트럼프 비난 발언을 기자가 들려주자 트럼프는 “나는 그건 몰랐다. 그녀가 괜찮기를 바란다. 그런 사실은 나는 몰랐다”고 답했다. 그러자 기자는 다시 메간이 만일 트럼프가 당선되면 자기는 캐나다로 이주하겠다고 말했다고 알려주었고 트럼프는 “ 아니 나는 그녀가 그렇게 형편없는 (악의적인) 것은 몰랐다”고 말한 것이다.
실제로 마클은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지지의사를 공공연히 밝혔고, 그런 말을 할 당시 이 배우는 케이블 TV의 법정 드라마 “소송전”(Suits )촬영을 위해 캐나다에서 머물며 녹화 중이었다.
마클은 결국 2018년 해리왕자와 결혼해서 미국을 떠나 영국으로 이주했다.
이 인터뷰가 공개되자 일부 언론사 기자들은 트럼프가 메건을 “nasty”라고 표현한 것을 앞다퉈 트위터에 올리면서 일대 논전이 벌어졌다. 이 말은 원래 악의적인 마음을 갖고 있어 심술궂게 구는 사람에게 흔히 쓰인다.
따라서 트럼프가 말한 진짜 의도는 비난이라고 보기엔 불분명하다고 펜실베이니아대학 공공정책 센터 소장인 캐슬린 홀 제이미슨 교수는 말한다. 그는 이 메일 답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인터뷰한 기자가 대통령이 미처 몰랐던 ( 메간의 트럼프 비난) 사실을 말해주고 났을 때 나온 말이어서, 이 단어는 단순히 자기가 들은 말에 대한 반응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nasty”란 표현은 사람에게 썼거나 그 사람의 말에 대해 썼거나 양쪽이 다 가능하다는 얘기다.
제이미슨 교수는 “특히 논란이 복잡하게 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에 자기에게 적대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거침없이 욕하는 말을 자주 쏟아낸데다, 2016 대선에 관한 부정적인 말이 나오면 과민하게 반응해 온 역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의도적인 발언은 아니었으며, 그 의미는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선”지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메간에 대한 질문에 미국민이 영국 왕실의 일원이 된 것은 좋은 일이라며 긍정적인 이야기도 많이 했다. 마클 왕자비가 “매우 훌륭한 미국인 출신 왕자비가 될 것”이라며 “그의 성공을 바란다”고 덧붙여서, 진심으로 “형편없다”는 말을 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애매한 여운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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