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조건 없는 대화’ 제안에 “말장난 말라” 일축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3일 11시 09분


핵합의 복귀하고 제재 정상화하는 것이 선결 과제

이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조건 없는 대화를 언급한 것에 대해 ‘말장난(the word-play)’이라며 평가절하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탈퇴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복귀하고 대이란 제재 등을 정상화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도 지적했다.

2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에 따르면 압바스 무사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 이후 성명을 내 “이란은 미국이 (현 상황에 대한) 일반적인 접근법을 바꾸고 단어를 행동으로 옮기기를 원한다”며 “말장난(the word-play)과 새로운 단어 형태로 숨겨진 목표를 표현하는 것은 이란에게는 중요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미국의 이란에 대한 전반적인 접근방식과 실천적인 행동의 변화”이라며 “폼페이오 장관이 이란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을 주장하는 것은 고쳐져야 할 그들의 잘못된 접근 방식이 계속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같은날 현지 대학 교수와 의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에 협상을 요구하기 전 JCPOA에 복귀하고 상황을 정상화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5년 이란 등과 JCPOA를 체결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 5월 이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재개한 바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미국의 말이 바뀌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과거 적들은 이란과 대화를 위한 몇가지 전제조건을 내걸었다. 이란이 먼저 전제조건을 수용해야만 협상테이블에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그들은 최근 몇주간 협상의 전제조건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때 우월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고 위협했지만 지금은 전쟁을 원하지 않고 단지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것은 근거가 없다”고 꼬집었다.

로하니 대통령은 “협상테이블을 떠나고 합의를 어긴 쪽이 상황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선택은 저항을 계속하는 것 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적들이 선택한 방식이 잘못되고 부적절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협상 테이블에 앉아 어떤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하비볼라 사야리 이란 해군 소장은 같은 날 반관영 타스님통신에 최고 지도자 세예드 알리 호세이니 하메네이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과 협상은 치명적인 독”이라고 주장했다.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의 완전한 이행을 목표로 새로운 협상을 요구하는 유럽을 향해서도 “유럽인에게 이란과 미사일 협상이라는 꿈을 이루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일 스위스를 방문해 이그나시오 카시스 스위스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은 이란과 아무 전제조건 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1979년 미국과 이란의 외교관계가 단절된 이후 미국의 대이란 창구 역할을 해왔다.

단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이 정상국가처럼 행동하길 원한다”며 “미국은 이란의 중동 역내 행태를 바꾸기 위한 압박 캠페인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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