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멕시코 이민협상 타결에 자축
야당은 한목소리로 비난…오로크 “방화범이 소방관까지 되려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의 이민 협상 타결을 자축하자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이 이를 겨냥해 “위협과 분노발작(temper tantrum)은 외교정책 협상 방식이 될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우방인 남쪽 이웃나라(멕시코)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무모하게 위협하면서 미국의 세계 지도자적 역할을 훼손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전날 미국은 멕시코산 제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던 결정을 무기한 연기했고, 멕시코는 미국 남부 국경으로 유입되는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미 국무부가 발표한 양국 간 공동선언문에는 멕시코가 남부 국경을 중심으로 국가 전역에 국가방위군을 배치하는 등 불법 이민자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전례 없는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트위터를 통해 “모든 이들이 멕시코와의 새로운 협상에 대해 매우 신나 있다”면서 자축했다.
집권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 문제를 놓고 멕시코에 ‘최대 압박’을 해 성과를 거뒀다면서 이번 합의를 높이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조장한 위기를 해결하면서 자신의 성과를 부풀리고 있다고 비난한다.
2020년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한 베토 오로크 전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한 무역·관세 정책으로 인한 피해는 이제 끝났다”면서 “이번 사례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문제를 일으킨 방화범이면서도 문제를 해결한 소방관이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벼랑 끝까지 상대방을 몰고 가서 시장을 놀라게 한 뒤 피상적인 양보를 받고 물러선다”면서 “이는 우리 무역 정책이나 이민 정책을 다룰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가 자국 국경 경비 등을 강화하지 않을 경우 멕시코산 제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관세율을 5%씩 올려 올 10월엔 관세가 25%에 이를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하지만 이로 인한 갈등은 미국과 멕시코가 지난 7일 협상을 타결하면서 일단락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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