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때 반(反)정부 시위에 참여했던 사우디아라비아 10대 소년이 사형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는 지난 2018년 8월 사우디 검찰이 무르타야 쿠레이리스에게 사형을 구형한 사실을 확인했다.
사우디에서 미성년자는 사형에 처하지 않는다. 그러나 CNN은 쿠레이리스가 18살에 접어든 현재 사우디 당국이 사형 집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미성년자 때 저지른 범죄 혐의로 올해 들어서만 최소 3명의 재소자를 처형했다. 아울러 지난 4월엔 반체제 인사들을 단속하면서 시아파 소수민족 출신 등 37명에 대한 처형을 단행했다. 이 중 한 명은 처형 뒤 십자가에 못 박혔었는데 쿠레이리스도 이러한 십자가형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쿠레이리스는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자전거 시위에 참여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그는 시위에서 다른 참여자들과 함께 “국민은 인권을 원한다”고 소리쳤다. 그리고 이로부터 3년 뒤 가족과 바레인으로 여행을 하던 중 당국에 체포됐다.
‘세계 최연소 정치범’으로 여겨진 그는 4년간 미결수로 구금됐다. 이중 최소 15개월간은 독방에 갇히기도 했다.
쿠레이리스는 테러 단체 일원으로 기소돼 특별 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다. 쿠레이리스는 11살이었을 때 시위 중 사망한 정치운동가 형을 위해 화염병을 만든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사형 집행 후 십자가형이나 신체 절단 등 가장 가혹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운동가들은 쿠레이리스의 다른 형제와 그의 아버지도 체포됐다고 말했다.
앰네스티는 “무르타자 쿠레이리스가 고작 10살 때 시위에 참여했다는 혐의로 사형에 처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이 사건과 관련한 논평 요청에 즉답을 피했다. 사우디 왕실은 국가의 과도한 사형 집행을 오랫동안 옹호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사우디는 지난 2017년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의 사형제와 관련한 질문에 “(사형제는) 심각한 범죄에 대해서만 부과되며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인권 단체들은 사우디가 경미한 범죄와 정부에 반대하는 소수 집단이나 운동가들에 대한 처벌로 사형 선고를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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